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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하나씩은 얻어 가고, 느끼는 게 있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정규시즌 최종전 맞대결에서 5-1로 승리하며 7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에 앞서 롯데에는 매우 큰 변화가 생겼다. 바로 사령탑과 단장의 교체였다. 래리 서튼 감독은 지난 시즌을 소화하던 중 건강 문제를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시즌이 끝난 뒤 롯데는 성민규 단장과의 동행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KBO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명장' 김태형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이미 한계까지 다다른 샐러리캡으로 인해 새롭게 전력을 영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새 판'을 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선발 로테이션의 경우 찰리 반즈-애런 윌커슨-박세웅, 필승조에서는 구승민과 김원중이 건재한 상황에서 기본적인 '틀'이 만들어져 있었다고 한다면, 야수는 포수 유강남과 외야수 전준우, 윤동희를 제외하면 '주전'을 보장할 만한 선수가 없었다. 특히 3루수 한동희의 경우 시즌 중 입대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던 김태형 감독의 고심은 클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었던 선수단 구성이었던 셈이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뉴페이스'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1루수 쪽에서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눈독을 들였던 나승엽, 2루의 경우 돌고 돌아 고승민이 맡게 됐고, 3루는 트레이드를 통해 손호영을 영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빅터 레이예스와 윤동희를 제외한 외야의 한자리에는 황성빈에게 가장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등 본격 '주전 찾기'에 돌입했다. 그리고 이들 모두 훌륭하게 풀타임 선발을 소화했다.
롯데는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실패로 '암흑기'를 되풀이하게 됐지만, 무려 8명의 100안타 선수를 배출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으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4시즌의 경우 '주전'이 없는 상황에서 시즌을 시작했다고 한다면, 내년에는 보다 안정된 전력을 바탕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한 해였다고 볼 수 있다. 마운드와 야수 전반에서 부상자들이 돌아온다면, 보다 나은 성적을 기대해 볼 만하다.
정규시즌 일정이 모두 종료되는 시점에서 각 팀의 사령탑들은 마무리캠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엄청난 지옥 훈련을 예고했고,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 또한 류현진 정도를 제외하면 베테랑 선수들까지 모조리 마무리캠프에 참가시킬 뜻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올해 7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롯데의 마무리캠프는 어떻게 진행될까.
롯데는 올해 사직구장과 상동구장을 이용해 훈련을 진행한다. 김태형 감독은 "외국에서 훈련을 하면 집중력은 있을 것이다. 선수들도 숙소 생활을 하고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마무리캠프를 해봤을 때 훈련일수가 20일 정도가 지나면 집중력이 떨어지더라. 이런 것을 고려하면 가까운 외국에서 한 달 정도를 하고 오는 것도 괜찮다. 이 부분은 구단, 코치들과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롯데의 이번 마무리캠프의 경우 엄청난 양의 훈련을 소화하는 것보다 한 가지 훈련을 하더라도 효율적으로 진행해서 선수들이 얻어 가는 것을 만드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다만 그동안 롯데가 소화했던 마무리캠프보다는 당연히 훈련량은 증가한다. 김태형 감독은 "마무리캠프를 하면서 하나씩은 얻어 가고, 느끼는 게 있어야 한다. 그게 마무리 훈련을 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령탑은 "훈련 강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길어진 시간만큼의 효율이 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코치들에게도 이야기했지만, 전체적인 훈련 스케줄을 끝내고 오후에 개별 훈련을 할 때 필요한 선수 3명씩 불러서 끝내지 말고, 3명이 끝나고 또 필요한 선수가 있으면 불러라고 했다. 3명을 불러서 30~40분 정도 훈련을 하고 끝날 건 아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2시간이라도 치든, 수비를 하든, 할 게 많지 않나. 코치들께도 '충분히 마음에 들 때까지 시켜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그동안 훈련량이 많지 않은 팀으로 손에 꼽을 수 있었다. 특히 서튼 감독 시절에는 '자율'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선수들에게 믿고 맡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충분히 가능성을 봤고, 내년에는 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백업 선수들도 1군 선수들과 간극을 최대한 좁혀내야 한다. 또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마무리캠프에서 했던 것들을 잊기 마련. 대신에 몸이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드는게 중요하다.
일단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선수들이 많은 만큼 이들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배려를 해줄 생각이다. 김태형 감독은 "고참들은 대부분 휴식을 줄 것이다. 그리고 황성빈, 윤동희, 나승엽, 손호영은 사직구장에서 훈련을 할 것이다. 대표팀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선수들은 타격코치와 함께 사직구장에서 운동을 하면서 올해 타격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하고, 숙제를 내주고 10월 말에는 캠프를 끝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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