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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에이스'이자 '캡틴' 손흥민이 쓰러졌다.
손흥민은 지난달 27일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1차전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 경기에서 부상 교체 아웃됐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후반 26분 교체됐다. 햄스트링 부상이다.
이후 손흥민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EPL 6라운드, 페렌츠바로시와 UEL 2차전, 아스톤 발리와 EPL 7라운드 모두 결장했다. 그리고 한국 대표팀에서도 제외됐다.
평소 철저한 몸관리고 최고의 몸상태를 유지해온 손흥민이다. 이런 손흥민이 쓰러졌다. 과도한 일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리그, 컵대회, FA컵, 유럽대항전, A매치까지 손흥민은 제대로 쉬지 못했다.
이런 문제는 손흥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최근 유럽에서는 많은 선수들이 파업에 대한 입장을 드러냈다. 시간이 갈 수록 늘어나는 대회에 선수들의 생명이 줄어든다는 강경한 목소리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 확대 재편되자 선수들이 들고 일어났다. 한 시즌에 70경기가 넘는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선수들은 대회 보이콧 및 파업을 시도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이다.
게다가 정말 쉬어야 할 시간은 프리시즌에도 선수들은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유로 2024, 코파 아메리카 등 메이저대회가 프리시즌에 열리기 때문이다. 이런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해도 쉴 날은 제한적이다. 바로 유럽 클럽들의 프리시즌 투어 때문이다.
많은 유럽 클럽들이 프리시즌에 장거리 비행 투어를 떠난다. 아시아로 향하는 클럽들이 많다. 팬층을 넓히기 위한 방법이라고 하지만, 결국 '돈벌이' 투어다. 손흥민의 토트넘도 최근 한국, 일본 등 돈벌이 투어를 나섰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은 아시아까지 오면 선수들의 몸상태가 더욱 나빠진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토트넘은 충격적인 돈벌이 투어를 나서 엄청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토트넘은 지난 5월 20일, 뉴캐슬과 EPL 최종전을 치른 후 바로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친선전을 치르기 위해서였다. 시즌이 끝난 직후 바로 장거리 비행에 경기를 치르는 것에 많은 질타의 목소리가 나왔다. 축구 팬들, 전문가들 모두 한 목소리를 냈다. 선수 보호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벌이를 위해 선수 생명을 단축시킨다는 것이다.
당시 영국의 'The Independent'는 "멜버른에서 열리는 토트넘과 뉴캐슬의 경기는 탐욕스러운 음모에 지나지 않는다. 두 EPL 클럽은 시즌을 마치고 바로 호주에서 열리는 수익성 높은 친선 경기를 위해 세계를 돌고 있다. 구단은 선수들을 불필요한 경기에 극단적으로 몰아 넣었다. 탐욕 외에 다른 말이 필요 없다. 그들은 더 많은 돈을 벌고 싶고, 이익과 지속 가능한 수익을 부풀리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선수들을 지구 끝까지 밀어붙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과도한 일정으로 선수들을 내모니, 손흥민과 같은 선수도 쓰러지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토트넘이 결단을 내렸다. 프리시즌 돈벌이 투어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최근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선수 파업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나는 그것이 한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FIFA와 UEFA가 그것을 무시한다면, 선수들이 스스로 그것을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 특히 영국의 문제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컵대회에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럽 빅클럽에게 중요한 건 유럽대항전인데, EPL 클럽들은 유럽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어 한다. 그런데 EPL 클럽들이 가장 많은 경기를 뛰고, 가장 힘든 리그다. 이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절실하게 변화를 필요로 한다는 것과, FIFA와 UEFA는 이런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 나는 이것들을 계속 이야기해 왔다. 이 문제는 UEFA와 타협해서 해결해야 할 FIFA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 대해서는 많은 동정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더 높은 품질의 경기를 보고 싶다. 이것을 위해서 변화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이것이 선수들에게 장기적인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비 회장의 이런 의지가 반영됐다. 토트넘은 이제 돈벌이 투어를 떠나지 않는다. 영국의 '텔레그라프'는 "토트넘에 내년 여름 돈벌이가 되는 프리시즌 투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토트넘이 새로운 반전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과거 에버턴, 아스톤 빌라 회장을 역임한 키스 와이네스는 영국의 '풋볼 인사이더'를 통해 "토트넘이 프리시즌 돈벌이 투어를 폐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장기적인 연쇄 효과를 가지고 올 것이다. 이로 인해 토트넘은 수입이 줄어들 것이다. 그렇지만 더 긴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돈벌이 투어는 국제적인 팬층을 확보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영역이다. 외국에서 선수단을 만나고, 클럽에 대한 충성심을 키울 수 있다. 이것을 중단했다. 이것은 큰 이슈다. 선수들의 번아웃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이런 투어를 없애면 선수들은 몸상태를 최상으로 올려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많은 선수들의 부상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클럽은 프리시즌 준비, 시즌 경쟁을 위해 선수단을 어떻게 준비시킬 수 있을 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선수들 몸을 아끼는 것이 진짜 돈을 버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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