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상반기 순익 854억원…창사 이래 최대치
주담대 축소·업비트 예치금 이자 ‘발목’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앞둔 가운데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올 상반기 케이뱅크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앞으로의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8일 케이뱅크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오는 10~16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21~22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이달 30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희망공모가 범위는 9500~1만2000원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3조9586억~5조원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며 IPO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상반기 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1.6% 증가한 수준이다.
여수신 잔액도 고르게 늘었다. 지난 2분기 말 케이뱅크 수신 잔액은 21조8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여신 잔액 역시 같은 기간 12조6700억원에서 15조6700억원으로 24%나 증가했다. 상반기에만 고객이 194만명이 늘어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IPO 이후 여신 여력이 늘어남에 따라 여신액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케이뱅크가 이번 IPO를 통해 대출 잔액 여력이 약 9조5000억~13조7000억원 순증될 것”으로 점치며 “케이뱅크가 향후 2~3년간 경쟁사 대비 높은 여신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여신액에서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최근 정부가 주담대 축소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주담대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2조2930억원을 기록했는데 전체 여신액 중 29.2% 수준이다.
이에 더해 그동안 케이뱅크의 성장세를 견인해온 순이자수익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케이뱅크는 총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이자이익에 의존하고 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순이자수익은 2642억원으로 월평균 순이자수익은 440억원이다. 지난 7월 순이자수익은 389억원, 8월 순이자수익이 348억원이다.
이자수익이 하락한 이유는 케이뱅크 수신액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비트 예치금에 대한 이자가 증가한 탓이다. 상반기 기준 케이뱅크의 전체 수신액 중 업비트 예치금 비중은 16.9%(3조6816억원)다.
지난 7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업비트 예치금에 대한 이자가 크게 늘었다. 케이뱅크는 이전까지 업비트 예치금에 0.1%의 이자를 지급해왔으나 지난 7월부터는 2.1%를 지급하고 있다. 예금보험료를 포함한 예치금 이자비용률은 1.14%에서 2.29%로 상승했다. 이는 이자수익 하락으로 연결되고 있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 많은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상장일에 물량이 많이 풀린다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케이뱅크는 상장예정 주식수(4억1669만5151주) 중 37.32%(1억5550만8247주)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하다. 상반기 IPO를 진행한 기업의 평균 유통물량 비중이 28.04%였던 것과 비교해 10%가량이나 높은 수준이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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