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실책의 스노우볼이 너무 커졌다.
웨스 벤자민(KT 위즈)은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 5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벤자민은 올 시즌 LG를 상대로 4경기 1승 1패 23⅓이닝 10사사구 20탈삼진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올 시즌만 강한 것이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10경기에 나와 5승 2패 59⅔이닝 13사사구 54탈삼진 평균자책점 1.66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LG 킬러'라는 별명까지 가졌다.
준플레이오프가 5판 3승제로 개편된 뒤 두 팀이 1승 1패로 3차전을 맞이한 적은 6차례 있다. 그리고 6차례 모두 3차전을 승리한 팀이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확률로 봤을 때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KT는 지난 2일 열린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 투수인 윌리엄 쿠에바스가 아닌 3일 열린 2차전 선발이었던 벤자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반드시 3차전을 잡겠다는 의지였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벤자민 어제 나와 가볍게 몸 풀었는데, 괜찮았다. 정규시즌 부진했던 부분을 만회하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벤자민은 1회말 홍창기를 중견수 뜬공, 신민재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은 뒤 오스틴 딘을 상대했는데, 2B2S에서 바깥쪽 ABS존에 살짝 걸치는 126km/h 커브를 던져 오스틴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산뜻하게 출발하는 듯했다. 하지만 2회초 실점했다. 문보경을 유격수 땅볼로 잡은 뒤 박동원을 만났는데, 1B에서 2구 132km/h 슬라이더를 몸쪽에 던졌다. 하지만 박동원이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후 오지환과 김현수는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3회초 벤자민이 흔들렸다.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2루타를 맞았다. 문성주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된 상황에서 홍창기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이후 신민재의 타석에서 폭투로 홍창기를 3루까지 보냈고 신민재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후 오스틴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신민재가 2루 베이스를 훔치는 데 성공했다. 2사 2, 3루가 됐다. 하지만 문보경을 삼진으로 처리해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벤자민은 4회초 선두타자 박동원을 중견수 앞 안타로 내보냈다. 하지만 오지환 2루수 뜬공, 김현수 유격수 뜬공, 박해민 1루수 땅볼로 후속타를 맞지 않았다.
하지만 5회초 벤자민이 무너졌다. 선두타자 문성주를 상대했다. 풀카운트 상황에서 문성주가 1루수 오재일 쪽으로 뜬공 타구를 날렸다. 무난하게 1루수 파울플라이가 될 것 같았던 상황에서 오재일의 포구 실책이 나왔다. 그 대가는 컸다. 문성주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홍창기를 상대로 2루수 앞 땅볼 타구를 유도했지만, 선행 주자만 잡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어 신민재에게 안타를 맞으며 1사 1, 2루가 됐다. 타석에는 오스틴이 나왔다. 벤자민은 초구 141km/h 커터를 몸쪽 낮게 던졌다. 실투는 아니었다. 하지만 오스틴이 그 공을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오스틴의 역전 3점 홈런이었다. 이후 문보경을 투수 땅볼로 잡았다. 박동원은 스트라이크 낫아웃 패스트볼로 내보냈다. 2사 1루에서 오지환에게 유격수 땅볼 타구를 유도해 길었던 5회초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벤자민은 지난 시즌 LG와의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는데, 가을야구 무대에서 LG를 다시 만나 이번에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봄, 여름까지는 LG에 강하지만, 다시 한번 LG를 상대로 추운 가을을 맞이하게 됐다.
수원=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