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주인공 해봐라"…스스로 자신감 불어넣은 '예비 FA 유격수', 운명의 5차전으로 팀을 이끌었다 [MD수원 준PO]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네가 주인공 해봐라."

심우준(KT 위즈)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9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으로 4출루 맹활약했다.

2회말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던 심우준은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2차전 볼넷 이후 첫 출루였다.

한 번 1루 베이스를 밟은 덕일까. 이후 심우준의 방망이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안타를 터뜨렸다. 3경기 만에 터진 안타였다. 이후 도루까지 성공했다. 8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때려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5-5로 팽팽하던 10회말에는 무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나와 희생번트로 득점권 기회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이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점수를 뽑지 못했다.

11회말 심우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강백호 2루타, 김상수 자동고의 4구로 무사 1, 2루가 됐다. 황재균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는데, 3루수 문보경이 3루 송구를 선택했다. 결과는 세이프. 무사 만루가 됐다.

이후 정우영이 구원 등판했는데, 배정대와 대타 천성호가 후속타를 터뜨리지 못해 2사 만루가 됐다. 타석에 심우준이 들어섰다. 심우준은 투수 정우영 쪽으로 땅볼 타구를 보냈다. 타구가 정우영의 글러브를 맞고 유격수 오지환과 2루수 신민재 사이로 천천히 굴러갔다.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달려오던 두 수비가 충돌했고 심우준의 끝내기 안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심우준은 "1루 베이스만 보고 무작정 뛰어 슬라이딩했다. 환호성 듣고 그냥 그대로 누워있었다"며 "초구를 볼 땐 부담감있었다. 2구째 파울이 된 뒤 저 자신한테 '네가 주인공 해봐라'라고 중얼거렸다. 투수 글러브 맞고 튀었는데, 자신감 때문에 안타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컨디션도 많이 올라왔다. 심우준은 "초반에는 컨디션 안 좋았는데 수비를 하다 보니 많이 움직여서 스피드 생겼다. 거기서부터 자신감도 그렇고. 수비에서의 몸이 중요한 거 같다"고 같았다.

심우준은 상무에서 전역한 뒤 시즌 중반 KT로 복귀,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전에 있던 선수들이 144경기를 뛰었다. 나는 전역 후 모든 경기 뛰려고, 선배님들 쉬게끔 하려고 하고 있다"며 "선배님들이 많이 힘들어하신다. 나도 힘든데 막내라 뛰어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심우준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기대할 정신이 없다. 경기 집중하다 보니깐 기대감은 없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올라가면 가치가 올라가지 않을까. 그래서 팀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원=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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