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내일'이 없는 두 팀이 벼랑 끝에서 마지막 맞대결을 갖는다. KT 위즈는 엄상백, LG 트윈스는 임찬규가 중책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KT와 LG는 오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 마지막 맞대결을 갖는다.
2015년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후 사상 최초로 5위팀이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손에 쥐는 역사를 작성한 KT는 기세를 몰아 지난 1차전을 잡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 LG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LG는 2차전에서 임찬규를 앞세워 7-2로 시리즈의 균형을 맞춘데 이어 3차전까지 잡아내며 시리즈의 우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날(9일)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벌어졌다. 선취점은 LG의 몫. LG는 2회초 김현수와 박해민이 백투백 홈런을 폭발시키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에 KT도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문상철이 추격의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추격의 고삐를 당기자, LG는 4회초 문성주의 적시타를 바탕으로 다시 2점차 간격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LG가 도망가자, KT는 단숨에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4회말 강백호의 안타와 LG의 실책이 겹치면서 득점권 찬스가 마련되자 황재균이 추격의 적시타를 터뜨린 뒤 오윤석의 안타와 김민혁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뽑아내며 4-3으로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KT는 5회말 강백호의 홈런에 힘입어 한 점을 더 달아나며 승기를 드높였다.
그러나 LG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패색이 짙어가던 8회초 KT 포수 장성우의 포일로 간격을 1점차로 좁히더니, 김현수가 천금같은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균형을 맞췄다. 이후 양 팀은 정규이닝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연장전에 돌입했는데, 마지막에 웃는 것은 KT였다.
연장 11회말 2사 만루에서 심우준이 친 타구가 투수 백승현을 맞고 굴절됐고, 이때 타구를 처리하기 위해 달려들던 신민재(2루수)와 오지환(유격수)가 충돌하면서, 그 누구도 후속 플레이를 이어가지 못한 결과 KT가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확보하면서 시리즈는 5차전으로 향하게 됐다.
'에이스' 고영표까지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친 KT는 선발로 엄상백이 등판한다. 엄상백은 올해 29경기에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통산 LG와 맞대결에서는 29경기 3승 2패 6홀드 평균자책점 5.44, 올해는 2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8.44로 썩 좋지 않았다. 그리고 이 흐름은 포스트시즌으로도 이어졌다.
엄상백은 지난 6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단기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만큼 엄상백은 2차전 설욕과 함께 KT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4일 휴식 만에 마운드에 오른다.
LG는 임찬규가 출격한다. 임찬규는 올해 25경기에서 10승 6패 평균자책점 3.83으로 2년 연속 10승의 고지를 밟았다. 통산 KT를 상대로는 28경기에서 10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2, 올해도 4경기에 나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매우 강했다. 그리고 지난 2차전에서도 5⅓이닝 동안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제 몫을 해냈고, 데일리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엄상백과 임찬규의 리벤지 매치에서 누가 웃게 될까. KT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확보한다면, 다시 한번 KBO 최초의 역사를 작성하게 되며, LG가 이길 경우 1승 1패에서 3차전 승리팀이 100%의 확률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