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내 마음속 MVP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LG 트윈스)다."
에르난데스를 보고 염경엽 LG 감독이 한 말이다. 에르난데스는 올 시즌 케이시 켈리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LG에 입단해 11경기(9선발) 3승 2패 1홀드 1세이브 47이닝 16볼넷 55탈삼진 평균자책점 4.02라는 성적을 남겼다.
염경엽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에르난데스를 불펜 투수로 기용한다고 밝혔다. 보직 변경은 대성공이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4 신한 SOL Bank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8회초 마운드에 올라와 실점 없이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으로 호투했다. 이어 6일 2차전에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임찬규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왔다. 김상수에게 안타를 맞아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배정대와 황재균을 삼진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7회초에는 1사 후 김민혁,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지만, 장성우와 강백호를 범타로 잡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홀드를 기록했다.
적지인 수원으로 넘어가서도 에르난데스의 호투는 이어졌다.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3차전에서 두 타자를 깔끔하게 막으며 세이브를 수확했다. 9일 4차전에서는 2이닝 3피안타 4탈삼진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11일 5차전에서도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에르난데스의 준플레이오프 성적은 7⅓이닝 5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평균자책점 0을 마크했다. 에르난데스는 준플레이오프 단일 시즌 최다 경기 출장 타이를 이뤘다. 외국인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MVP 투표에서도 19표를 받아 임찬규(34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염경엽 감독은 "시리즈 MVP는 임찬규가 받았지만, 제 마음속의 MVP는 에르난데스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낸 뒤 에르난데스는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사실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 등판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내서 굉장히 만족스럽다. 더군다나 팀이 승리했기 때문에 기분은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특히나 팀 동료들을 도와주기 위해 희생을 자처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마무리투수로 나가는 것에 대해서 에르난데스는 "큰 책임감을 갖고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무리는 50대 50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점은 이것도 기회라고 생각한다. 안 좋은 점은 정신적으로 내가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궁극적으로 제 일을 했기 때문에 좋다"고 전했다.
플레이오프에서 헌신을 약속했다. 에르난데스는 "플레이오프 1차전도 등판할 수 있다. 승리해야 한다"며 "5경기 다 나갈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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