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큰 경기니까 짧게 (잡고)쳐라?”
타자들의 성적이 정규시즌보다 포스트시즌에 어느 정도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추격조가 없다. 정예 선발투수와 필승조만 나간다. 심지어 이들이 에너지 조절을 하지 않고 모든 공을 100% 이상의 힘으로 던진다. 심지어 중심타자들에 대한 견제는 정규시즌보다 훨씬 심하다는 게 중론이다.
‘타격 전문가’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을 지난 11~12일 한국시리즈 대비훈련을 지휘하는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났다. 이범호 감독은 타자들이 포스트시즌서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분명하게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위와 같은 현상에 동의했다. 그리고 “1경기로 끊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그날 경기는 그날로 잊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범호 감독은 “어차피 애버리지는 의미 없다. 전광판을 안 봐야 한다. 꼭 십 몇 타수 무안타라고 생각하면서 타석에 들어가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라고 했다.
포스트시즌은 개인성적을 신경 쓸 필요도 없다.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에게 꽁꽁 묶이며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다저스가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하자 동료들과 격하게 기쁨을 나눴다.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자꾸 시리즈 전체 성적을 떠올리며 타석에 들어가봤자 점점 꼬일 뿐이라는 얘기다. 그러면 안타 하나에 집착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이범호 감독은 “안타 하나 치고 안 치고도 의미 없다”라고 했다.
특히 중심타자가 아무리 단기전서 안 풀리더라도 자신의 평상시 스윙을 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크게 치는 중심타자들이 안타 하나에 집착해 갑자기 스윙이 작아지면 더 꼬인다는 얘기다. 삼진을 계속 당하더라도 큰 스윙을 유지해야 안타도 나오면서 결정적 한 방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범호 감독은 “안타 하나에 집착해서 짧게 치면 상체로만 치게 돼 있다. 그러면 타구가 깎이거나 빗맞는다. 그러면 안타 칠 확률도 떨어진다”라고 했다. 심지어 “그렇게 치기 시작하면 안타를 쳐도 결국 홈런이 안 나온다. 안타 치면 뭐해요. 중심타자가 단기전에 큰 것을 쳐야 팀이 이긴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디비전시리즈를 보면서 양팀 간판타자들에게 그런 현상이 보였다고 날카롭게 분석했다. 실제 메이저리그 최강 타선을 보유한 샌디에이고는 24이닝 연속 무득점 끝에 탈락했다. 다저스 MVP 3인방(오타니,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도 솔직히 이름값에 못 미쳤다.
그러면서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의 현역 시절 포스트시즌 모습을 설명했다. 이승엽 감독이 그렇게 안 맞다가도 결국 장타 한 방으로 삼성 라이온즈를 수 차례 구했던 건, 안 맞더라도 자신의 스윙을 변함없이 크게, 시원하게 가져갔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따지고 보면 국제대회서 수 차례 영웅이 된 것도 같은 배경이 적용된다.
KIA 중심타자들의 한국시리즈 성적은 과연 어떨까. KIA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절대 큰 경기니까 ‘짧게 쳐라’ 이런 소리를 하면 안 된다”러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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