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심혜진 기자] 9월의 뜨거운 타격감을 가을야구에서도 이어갔다. 삼성 라이온즈 간판 타자 구자욱의 이야기다. 그런데 경기 후 구토 증세를 일으켜 걱정이 생겼다.
삼성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4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10-4로 승리했다.
정규시즌 2위로 PO에 직행한 삼성은 첫 판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KS)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75.8%의 확률을 잡았다.
삼성이 PS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2015년 두산 베어스와의 KS 1차전 이후 약 9년 만, 3275일만이다.
코너 시볼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나선 대니 레예스는 6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제 몫을 다했다.
그리고 타선은 대폭발했다.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14안타를 몰아치며 LG 마운드를 폭격했다.
9월 28일 LG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 후 2주간 휴식을 취한 터라 실전 감각에 우려가 있었지만 이는 기우였다.
중심에는 구자욱이 있었다. 3번 타자 좌익수로 나선 구자욱은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1회말 삼성이 선취점을 내는 데 기여했다. 구자욱은 1사 1루에서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2루수 신민재가 끝까지 따라가 잡았지만 송구가 늦었다.
계속된 1사 1, 3루에서 르윈 디아즈가 희생플라이를 치면서 삼성은 선취점을 올렸다.
하이라이트는 두 번째 타석이었다. 3회말 김지찬, 윤정빈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구자욱은 LG 선발 최원태의 3구째 시속 138㎞ 가운데 높은 커터를 노려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가을야구 두 번째 타석만에 대포를 쏘아올렸다.
확실하게 타선이 터진 삼성은 4회 김영웅, 5회 디아즈의 홈런까지 나오면서 승기를 가져왔다.
구자욱은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세 번째 타석에선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이후 디아즈의 투런 홈런으로 이어졌다.
구자욱의 방망이는 쉬지 않았다. 8회말 무사 1루에서 중전 안타를 날려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후 김헌곤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폭투가 연거푸 나오면서 구자욱은 홈을 밟았다.
구자욱은 올해 정규시즌에 129경기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OPS 1.044의 성적으로 중심 타자의 역할을 완벽히 했다. 구자욱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정규시즌 2위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개인 통산 첫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작성하며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구자욱에게 9월을 빼놓을 수 없다. 9월에 치른 16경기에서 타율이 무려 0.500(58타수 29안타)에 달했다. 홈런 9방을 몰아쳤고 24타점을 올렸다.
그 결과 9월 월간 홈런과 타점, 출루율(0.559), 장타율(1.017), OPS(1.576) 1위를 휩쓸었다. 9~10월 월간 최우수선수(MVP)도 구자욱의 차지였다.
이 기세를 이어 가을야구 첫 경기서 엄청난 타격감을 보였다. 다만 이날 경기 데일리 MVP까지 수상한 구자욱은 경기 후 구토 증세를 겪었다.
대개 데일리 MVP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 참석한다. 하지만 구자욱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 직후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삼성 관계자는 "구자욱은 구토 증상 및 몸살기가 있어 구단 지정 병원인 대호 정형외과로 이동했다. 수액을 맞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구자욱이 원래 분위기 메이커라서 경기 중에 파이팅을 많이 외친다. 하지만 경기 중에 표정이 조금 좋지 않더라"며 "그런 부분을 감추면서 했던 거 같다"고 걱정했다.
이어 "몸이 아픈데도 홈런까지 치고 잘해줬다. 팀의 리더, 주장 답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구자욱이 하루 뒤 PO 2차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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