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거의 도둑이죠 도둑. 뭐 한 게 없어서. 반지 도둑이라고 그러더라고요.”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27)은 2017 한국시리즈 우승멤버다. 2년차 시즌이었다. 김기태 전 감독으로부터 타격재능을 인정받았다. 1군에서 내, 외야를 오가며 72경기에 출전했다. 타율 0.308 3홈런 27타점 OPS 0.813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 나가긴 어려웠다.
7년이 흘렀다. 어엿한 주전 외야수다. 올 시즌 136경기서 타율 0.292 9홈런 56타점 75득점 21도루 OPS 0.791을 기록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부상 및 부진에 시달린 작년과 달리,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자 타격 생산력도 향상됐다.
그러나 최원준은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지난 12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대비훈련을 하다 “선수가 자기 기록에 만족할 순 없는 것이니까. 아쉬운 부분이 솔직히 많다. 어떻게 해야 할지 좀 많이 느꼈다”라고 했다.
궁극적으로 3할에 10~15홈런, 30도루에 OPS 0.8 이상을 꾸준히 찍는다면, 그러면서 건실한 수비력까지 이어간다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교타자 혹은 중거리타자로 가야 한다. 최원준은 “3할보다, 홈런 10개를 치지 못해 아쉽다. OPS도 8을 넘기고 싶었는데 아쉽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부분에서 더 좋아져야 한다. 내가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중장거리 타자가 돼야 한다. 그래야 선수로서 값어치가 올라간다. OPS 8에 10홈런 30도루가 항상 목표인데, 항상 뭔가 아쉽다. 몇 년 전에 3할2푼대(2020년 0.326)도 쳤는데 어떻게 했나 모르겠다. 야구선수라는 게 생각도 많아지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하다 보니. 생각이 많아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게 많은 편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답은 나왔다. 자신의 야구를 좀더 확실하게 정립해 밀고 나가는 것이다.
7년만에 다시 한국시리즈다. 최원준은 “엄청 기대도 되고 설렌다. 2017년에 벤치에서 보면서 은퇴할 때까지 한국시리즈서 뛸 날이 올지 안 올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주변에 물어보니 한국시리즈는 주저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 좀 더 과감하게 하려고 한다. 소극적으로 하면 좋은 결과가 안 나온다. 우리 팀에 우승경험이 있는 형도 많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하면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셀프 팩폭을 날렸다. 최원준은 슬쩍 웃더니 “2017년 우승반지는 집에 있다. 있는데 거의 도둑이죠 도둑. 내가 뭐 한 게 없어서. 반지 도둑이라고 하더라고요. 안 나간 사람들을 도둑이라고 하는데, 루팡이었죠. 벤치에서 파이팅만 외쳤으니. 점퍼를 거의 벗은 적이 없었어요. 준비를 해야 벗고 그러는데, 벗은 적이 없어요”라고 했다.
최원준은 이번 한국시리즈서 9번 중견수 혹은 2번 중견수다. 철저히 팀이 이길 수 있는 야구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한국시리즈는 내 기록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든 팀이 이기기만 하면 된다. 준비를 잘 해야 한다. LG든 삼성이든 정규시즌에 잘 한 것 같은데 한국시리즈에 가면 의미가 없어진다. 새로운 마음으로 잘 하겠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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