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왜 소테가 못칠 것이라고 생각하시죠?”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지난 12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대비훈련을 지휘하다 취재진에 웃으며 건넨 말이었다. 그날 KIA 타자들은 돌아가며 번트연습을 했다. 팀 타율 0.301을 자랑하는 KIA 타선도,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에는 희생번트를 해야 할 상황이 반드시 벌어진다. 이범호 감독도 동의했다.
이범호 감독은 정규시즌서 확실히 빅볼을 추구했다. 팀 타선 구성상 굳이 작전을 많이 구사할 필요가 없었다. 희생번트 45개로 리그 최소 4위였다. 3연전 내내 한 번 정도밖에 안 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라고 해서, 희생번트 지시를 급격히 늘릴 가능성도 없다.
만약 21일 한국시리즈 1차전 1회말에 선두타자가 출루하면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범호 감독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1-1이던 9회말 무사 1루라고 해도 희생번트를 안 댈 것 같다고 했다.
물론 경기흐름, 타자의 컨디션 등 종합적으로 따져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오히려 이범호 감독은 웃으면서 “왜 소테가 (찬스에서) 못칠 것이라고 생각하시죠”라고 했다. 소크라테스가 한국시리즈서 찬스마다 잘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크라테스는 올 시즌 140경기서 타율 0.310 26홈런 97타점 92득점 13도루 장타율 0.516 출루율 0.359. 득점권타율 0.336 OPS 0.875. 실제 소크라테스는 올 시즌 득점권에서 강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KBO리그 입성 후 가장 좋은 득점권 성적이었다. 득점권 OPS도 0.866으로 지난 2년보다 좋았다.
이범호 감독은 소크라테스가 2번 타자로 유력하다고 인정했다. 소크라테스 바로 뒤에 김도영이 기다리기 때문에, 투수들은 소크라테스와 정면 승부를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만 봐도 굳이 1회 무사 1루라서, 9회말 1-1 동점서 무사 1루라서 희생번트를 지시할 이유가 없다.
최원준이 9번, 박찬호가 1번으로 나간다고 가정할 때, 두 사람이 모두 출루하고 소크라테스가 안타를 치면 김도영~최형우~나성범을 거치며 빅이닝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막강한 타선에서, 꼭 소크라테스가 아니어도 희생번트 작전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번트 연습을 한 건 만약의 만약을 가정한, 꼼꼼한 준비의 일환이었다.
사실 한국시리즈는 소크라테스에겐 내년 재계약이 걸린 무대일 수도 있다. 올해도 시즌 중반 이후 살아나면서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리그 전체를 볼 때 소크라테스보다 생산력 좋은 외국인타자가 적지 않았다. 반대로 이미 3년간 뛰면서 리그에 분석이 많이 된 것도 사실이다. 여러 의미로 소크라테스의 이번 한국시리즈 경기력이 중요하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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