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평 김진성 기자] “방에 들어가서 제가 ‘어떻게 합니까’ 여쭤보니…”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뒤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의견도 충분히 들어보겠다고 했다. 오픈 마인드가 강점인 지도자다. 심지어 이범호 감독은 같은 업계 종사자이자 경쟁 상대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다. 두산 베어스 시절 한국시리즈만 7년 연속(2015~2021년) 치른 명장이다. 2015~2016년, 2019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현역 10개 구단 사령탑 중에서 가장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KIA와 롯데는 지난 14일 광주에서 연습경기를 치렀다. 두 팀의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 당시 이범호 감독이 직접 김태형 감독에게 요청했고, 김태형 감독이 받아들여 성사됐다. 그 과정에서 이범호 감독은 김태형 감독에게 조언까지 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범호 감독은 15일 함평KIA챌린저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대비훈련을 지휘하다 “감독님 방에 들어갔는데 제가 ‘어떻게 합니까’라고 여쭤보니까, ‘큰 게임은 힘으로 누르는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어떤 말씀인지 알 것 같다고 했다. 선수들이 힘으로 누를 수 있는 상황을 잘 만들어줘야 한다. 내가 할 일은 선수들 컨디션을 좋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라고 했다.
사실 김태형 감독이 14일 광주 연습경기를 앞두고 이범호 감독이 자신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사실을 먼저 털어놨다. 김태형 감독이 힘을 언급한 것은, 파워가 아닌 KIA의 전력을 의미한다. 변칙이 아닌 정석으로 부딪히면, 결국 힘 싸움에서 압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력 자체가 단연 리그 최고라고 인정했다.
김태형 감독은 “내가 특별히 얘기할 것은 아니지만”이라면서 KIA의 전력이면 1점을 뽑기 위한 야구를 하는 것보다, 막강 타선을 앞세워 밀어붙이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KIA가 선발진이 2017년보다 약하다는 지적에는, 그렇다고 현재 LG와 삼성의 선발진보다 뒤지는 것도 아니라고 분석했다.
김태형 감독은 기본적으로 정규시즌 우승팀이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게 쉽지 않다며, 이범호 감독의 고충을 이해했다. 그러면서 두산 시절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수비, 작전훈련에는 좀 더 신경을 썼다고 회상했다.
김태형 감독은 “과정이라는 게 정답이 없다. 이기면 잘 한거고. 준비가 상당히 어렵다. 사실 특별히 할 것도 없다. 팀이 누가 올라오느냐 그것만 보고 있는 거지. 단기전서 특별히 해야 할 것 1~2가지만 신경 쓰면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시즌이랑 똑같이 준비했다. 수비를 평상시보다 좀 더 하긴 했다. 페넌트레이스에는 수비훈련을 1주일에 단체로 많이 해봐야 1~2번이다. 그래도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때는 수비 연습을 매일 할 수 있다. 날짜가 정해지면 체력도 조금 세이브하고, 팀별 포메이션도 맞추고. 수비 연습하는 시간이 늘어나긴 했다. 투수들과 야수들도 호흡을 좀 맞추고, 그것 말고는 별 다른 건 없다”라고 했다.
11일부터 15일까지 KIA의 광주, 함평 훈련을 취재했다. 훈련량과 강도가 강한 건 아니지만, 약한 건 아니었다. 라이브배팅을 할 때 작전과 수비까지 동시에 맞춰보고 피드백을 충분히 주고받는 게 단연 눈에 띄었다. 1점 짜내기 야구를 많이 할 필요는 없는 전력이지만, 만약의 만약을 대비하는 차원이었다. KIA는 16일 오후 광주에서 또 다시 라이브배팅을 소화한다.
함평=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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