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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평 김진성 기자] “훈련을 안 시키고 경기에만 집중하면…”
KIA 타이거즈 밀어치기 장인 김선빈(35)은 올해도 제 몫을 했다. 116경기서 423타수 139안타 타율 0.329 9홈런 57타점 48득점 5도루 OPS 0.827을 기록했다. 8월8일 KT 위즈전을 마치자 0.274로 떨어진 타율을, 시즌 막판 약 40일간 무려 5푼5리를 올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 과정에서 이범호 감독의 신뢰가 단연 돋보였다. 주전들을 어지간해선 빼지 않고 믿음을 주며 제 몫을 할 때까지 인내심을 발휘한다. 소크라테스 브리토, 나성범, 김선빈 등이 올 시즌 그렇게 슬럼프를 딛고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알고 보니 이범호 감독은 ‘김선빈 사용법’을 안다. 김선빈도 이제 나이가 적지 않다. 잔부상도 은근히 적지 않은 스타일이다. 올 시즌만 해도 6월11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종아리 부상으로 6월28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으로 돌아오기까지 쉬었다. KIA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자, 9월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15일 함평챌린저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대비훈련을 지휘하다 “선빈이가 체력이 조금 약하다”라고 했다. 잔부상이 적지 않고 체력도 강하지 않은 30대 중반의 내야수. 이범호 감독은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김선빈의 훈련량을 줄여준다. 훈련할 때 에너지를 보존한 뒤 실전서 쏟아내길 유도했다.
이범호 감독은 “풀타임을 못 뛰고, 조금만 관리해주면 실력 자체를 배로 올릴 수 있는 선수다. 계속 훈련, 연습시키고 경기에 나가면 3할 언저리에서 노는데, 훈련을 시키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으면 3할2~3푼에서 놀 수 있다. 올해도 그런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선빈이가 훈련을 하는 것에 있어서 한번도 터치를 한 적이 없다”라고 했다.
김선빈은 그럼에도 컴팩트하게 훈련과 실전을 소화하며 정규시즌을 잘 치렀다. 한국시리즈 역시 마찬가지다. 정규시즌 우승 직후 1군에서 빠졌고, 착실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14일 상무와의 연습경기서 2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이범호 감독은 “선빈이가 풀타임을 치르면서 경기에 집중해줬다. 자기가 몸을 만들어서 경기하는데 최선의 컨디션을 만드는 능력을 갖고 있는 친구다. 지금도 연습, 경기 스케줄에 따라 잘 움직이고 있다”라고 했다.
김선빈은 한국시리즈서 6번 2루수다. 김도영~최형우~나성범이란 막강 중심타선 바로 뒤에서 타점을 올리는 임무를 갖는다. 김선빈이 터지면 KIA가 찬스에서 빅이닝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국가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오랫동안 강조한 6번 폭탄타순론이다.
이범호 감독도 “중심타선 뒤에 선빈이가 있으면, 아무래도 형우나 성범이에게 쉽게 승부할 수 없다. 그런데 볼넷을 주자니 정확한 타자가 뒤에 있다고 생각하면 상대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흐름 자체가 바뀔 수 있는 타선이다. 선빈이가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가면 타선이 괜찮지 않을까”라고 했다.
함평=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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