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민간소비·설비투자 개선…완만한 성장세 지속
부동산, 수도권 중심 매수세…똘똘한 한 채 선호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하나금융연구소가 내년 한국 경제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완만하게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준금리는 2~3차례 정도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2025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한국 경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율 역시 각각 2.0%와 4.1%로 올해에 비해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안정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간소비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 개선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하락과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개선되며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고령화와 가계부채 문제는 여전히 소비 회복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설비투자는 AI와 친환경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로 4.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와 ICT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유지되면서 투자 여건은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금리 하락과 원화 강세가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시키며 설비투자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올해에 이어 역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착공 및 인허가 등 선행지표 감소의 악영향이 본격화하는 데다 SOC 예산 감축으로 정부의 재정효과를 기대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수출은 IT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증가 속도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2025년 통관 수출은 4.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 갈등 등 대외 리스크가 수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수입의 확대, 서비스수지 악화 등으로 올해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자물가는 연평균 2% 상승해 한국은행의 목표 수준에 부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유가 하락과 환율 안정이 물가 상승 압력을 줄이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불안 요인으로 공공요금 인상과 이상기후에 따른 식료품 가격 변동성을 짚었다.
완화적인 통화정책 영향으로 금융시장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은 미국보다 적은 2~3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금리(국고채 3년 금리 평균)는 올해 3.12%에서 내년도 2.5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고채 만기 전 구간이 이미 기준금리 3회 인하를 반영하고 있어서 향후 시장금리 낙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와 양호한 경상수지 흐름에 힘입어 하락세(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연평균 1295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거주자의 해외 투자 증가와 미·중 경기 둔화가 원화 강세 속도를 늦출 것으로 판단했다.
내년 주택가격은 스트레스 DSR 단계별 확대, 금융권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으로 수요자의 차입 여력은 축소되나 공급부족 우려로 매수심리가 개선되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다주택자 규제가 유지되고 지방 미분양도 증가하면서 가격 상승기대감이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위 ‘똘똘한 한 채’ 선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서진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실수요와 투자수요 모두 풍부한 수도권에서 아파트 입주물량이 이미 감소하고 있어 매수자가 체감하는 공급 감소가 더 클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가 개시되더라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해 매수자의 실질 차입여력이 늘어나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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