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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토마스 투헬. 독일 태생인 그는 선수시절에는 보잘 것 없는 수비수였다. 6시즌 동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뛰어보지도 못했고 하위 리그에서만 맴돌다 선수생활을 접었다. 25살에 은퇴했는데 무릎 부상때문이었다.
그리고 유소년 코치를 거친 투헬은 2007년 아우크스부르크 II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지도자 인생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사령탑에 올라 2016-17년 리그 우승과 DFB-포칼 우승을 일궈냈다.
지도력을 인정받은 투헬은 2018년 파리 생제르맹 감독으로 부임한 후 리그 1 2연패를 달성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첼시로 이적한 투헬은 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첼시의 구단주가 러시아인 로만 아브라모 비치에서 미국인 토드 보엘리로 바뀌면서 결국 팀을 떠났다. 2022-23 시즌 개막 한달만에 전격적으로 경질됐다.
이듬해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지만 1시즌만에 다시해임됐다. 이후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지만 그는 사양했다. 그리고 결국 잉글랜드 국가대표 사령탑에 선임돼 다시 잉글랜드로 돌아왔다.
투헬은 선수시절에도 성격이 까탈스러워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고 한다. 지도자가 된 후에는 ‘독불장군’처럼 행동해 많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영국 언론들은 투헬이 잉글랜드 감독에 선임됨과 동시에 그의 옛날 기행들을 소개하면서 투헬의 지도력을 재조명했다. 그는 가는 곳 마다 조직에서 마찰을 빚었다. 경영진 뿐 아니라 선수, 상대편 감독 등과 부딪혔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더 선은 투헬이 도르트문트 감독시절의 기행을 소개했다. 마음에 들지 않은 선수에게 네 발로 기어가도록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투헬의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한 시기는 도르트문트 감독 전인 마인츠 시절부터라고 한다. 그는 팀의 재건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경영진에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감독직을 그만뒀다.
위르겐 클롭 감독에 이어 도르트문트 지휘봉을잡은 투헬은 선수들과 마찾을 자주 빚었다. ‘독재자’스타일인 투헬의 선수 관리 방침에 선수들이 불만을 품었다고 한다. 특히 마츠 후멜스, 네벤 수보티치, 야쿠브 블라슈치코프스키, 로만 바이덴펠러 등 베테랑 선수들과 자주 마찰을 빚었던 것.
투헬은 공격수 엠레 모르가 자신의 지도스타일에 불만을 갖자 코치에 대해 기상천외한 처벌을 내렸다고 한다. 당시 모로가 게으름을 피우자 투헬은 그에게 피트니스 코치를 붙여 관리하게 했다.
하지만 모르는 열심히 운동을 하지 않았고 이에 화가 난 투헬은 피트니스 코치에게 경기장을 기어가게 했다. 코치가 불평하자 투헬은 “입닥쳐!”라고 소리쳤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투헬은 무려 세 번이나 “입닥쳐”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또한 투헬은 도르트문트의 최고 경영자인 한스-요아힘 바츠케와 스포츠 디렉터 미하엘 초어크와도 갈등을 빚었다고 한다. 결국 독일컵 우승을 차지했지만 구단은 그를 해임했다.
파리 생제르맹에서도 투헬은 스포츠 디렉터와 계속해서 마찰을 일으키는 바람에 2연패를 달성했지만 결국 경질됐다.
첼시 감독시절 토드 보엘리와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 야구 전문가였던 보엘리는 축구 문외한이었던 탓에 얼토당토 않은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에 투헬은 짜증을 내면서 반발했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과도 악수 사건으로 불화를 겪었고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선수들에게 막말을 퍼붓는 등 가는 곳마다 결말은 좋지 않았다.
한편 투헬은 자신이 채식주의자라고 첼시 감독시절 밝힌 바 있다. 물론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아니라 불완전한 채식주의자, 즉 ‘플렉시테리언’이라고 한다. 상황에 따라 육식을 한다는 것이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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