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김)도영이는 나가면 바로 뛰지 않을까요?”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한국시리즈 대비훈련을 하던 지난 15일 함평 KIA챌린저스필드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사실 정규시즌에는 김도영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도루를 많이 자제를 시켰다. 한국시리즈 역시 시도때도 없이 뛰는 야구를 할 생각은 없다. KIA 타선의 위력을 감안할 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김도영은 결국 한 방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발이란 무기를 굳이 감출 생각도 없다. 김도영이 어느 정도 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꼭 도루가 아니더라도, 한국시리즈라는 단기전서 공격적인 주루의 위력을 보여준다면 KIA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19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김도영은 자체 연습경기서 화이트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홈런과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4회말에 발야구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선두타자로 등장해 볼넷을 골라냈다. 이후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최형우의 중견수 뜬공에 3루에 들어간 뒤 나성범의 우중간 희생플라이에 홈을 밟았다.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KIA가 안타 하나 없이 김도영의 발로 점수를 만든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장타력의 팀 KIA가 한국시리즈서 김도영의 발로 삼성 라이온즈의 허를 찌른다면, 그 자체로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김도영은 상무,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서 잇따라 홈런을 치며 비공식 40-40을 달성했다. 스스로 타격감이 너무 좋아 한국시리즈서 타격 사이클이 떨어질 것을 걱정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정규시즌에도 타격 그래프가 크게 떨어진 적이 없었다며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올해 김도영의 방망이와 발을 완벽하게 봉쇄한 팀은 없었다.
김도영의 생애 첫 한국시리즈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정규시즌 MVP를 예약한 김도영이 한국시리즈서 방망이와 발야구의 조화를 제대로 선보인다면 한국시리즈 MVP도 불가능하지 않다. 2024년을 김도영 시리즈로 만들지 말라는 법이 없다.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는 1993년 이후 31년만이다. 놀랍게도 31년 전 한국시리즈 MVP는 이종범이었다. 이종범은 5차전에만 3개의 도루를 성공,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 도루를 기록했다. 시리즈 전체 7도루로 1984년 장효조와 함께 최다도루 기록을 보유했다. 발로 한국시리즈를 접수했다.
이종범은 1993년 데뷔부터 천재였지만, 신인상을 양준혁에게 넘겨줬다. 1993년 정규시즌 MVP는 김성래였다. 그 아쉬움을 한국시리즈 MVP로 풀었다. 그러나 김도영은 이미 정규시즌 MVP를 예약한 상황서 한국시리즈 MVP에 도전한다.
KBO리그 역사에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를 석권한 선수는 2017년 양현종(KIA)이 유일했다. 올해 김도영의 기운이 남다르다. 김도영이 이종범도 해내지 못한 대업, KBO 42년 역사에 양현종만 해낸 대업에 도전한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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