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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최)형우 형,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거예요.”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포수 강민호(39)가 KIA 타이거즈에 새 역사 선전포고를 했다. 한국시리즈 11회 우승을 자랑하는 KIA는, 한국시리즈서 단 한번도 준우승한 적이 없다. 해태 시절에 이어 KIA로 이름을 바꿔 단 뒤에도 그랬다. 2009년과 2017년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렸다.
KIA는 올해 V12 불패신화에 도전한다. 그런데 삼성이 이미 세 차례 희생양이 됐다. 올해까지 KIA가 웃으면 삼성은 정확히 3분의 1인 4차례나 들러리를 서게 된다. 이미 KIA는 1986년(4승1패), 1987년(4승), 1993년(4승2패1무)에 잇따라 삼성을 무릎 꿇린 전례가 있다. 이후 31년만에 다시 한국시리즈서 만났다.
강민호는 20일 광주 라마단호텔 충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서 KIA에 호기롭게 선전포고를 했다. “한국시리즈를 하기 전에 최형우 형에게 이 얘기를 들었다. ‘KIA는 한국시리즈서 한번도 진 적이 없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형우 형, 원래 그런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거예요’라고 했다. 우리는 어쨌든 좋은 분위기로 올라왔고 도전자 입장에서 후회 없이, 멋지게 싸워보겠다”라고 했다.
강민호의 말대로 삼성은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뒤 플레이오프서 LG 트윈스를 3승1패로 따돌리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객관적 전력, 체력 이슈 등에서 KIA의 우위다. 그러나 삼성은 올해 하위권 전력이란 평가를 보기 좋게 깨트리고 한국시리즈까지 달려왔다. 삼성 나름의 저력은 분명히 있다. 장타력과 수비력은 KIA도 경계하는 대목이다.
강민호는 “이제 내 나이가 주전을 생각하는 나이는 아니다. 매 시즌 겨울 준비할 때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아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운동량을 많이 가져간다. 후배들과 경쟁을 통해 내 자리를 차지한다는 생각이다 보니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했다.
덕분에 올 시즌 강민호는 136경기서 타율 0.303 19홈런 77타점 48득점 OPS 0.861로 맹활약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서 결승 솔로포를 날리며 직접 팀을 한국시리에 올렸다. 아울러 통산 2369경기 출전을 자랑하는 강민호의 생애 첫 한국시리즈다.
강민호는 “한국시리즈에 오는 게 꿈이었다. 이 자리에 오는데 정확히 21년 걸렸다. 좋은 팀원 만나서 여기까지 왔다. 시작은 안 좋았지만 선수들끼리 잘 뭉쳐서 한국시리즈까지 왔다. 팀원들에게 고맙다. 한국시리즈에 올라왔기 때문에 이젠 잃을 게 없다 한번 후배들과 하늘에 맡기고 후회 없이 뛰어 보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플레이오프 4차전 당시 홈런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굉장히 짜릿했다. 후배들에게 형을 이끌어달라고, 한국시리즈에 보내 달라고 했다. 그러자 3차전이 끝나고 후배들이 찾아와서 이젠 ‘형이 좀 끌어주세요’라고 하더라. 수비에만 집중하다 좋은 기회가 와서 후배들을 한국시리즈 끌고 가게 돼서 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물론 강민호는 자신감만 내세우지 않았다. 베테랑답게 냉정하게 한국시리즈를 바라봤다. KIA 타선에선 베테랑 최형우를 경계했다. 강민호는 웃으며 “KIA에 좋은 선수가 많다. 다 못하면 좋겠다”라면서도 “개인적으로 형우 형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험도 많고 중요한 찬스에서 강한 타자다. 어떻게든 형우 형을 잡아야 한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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