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촬영 때는 너무 힘들어서 5년 동안 사극 안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힘들었던 거 다 잊었어요. 첫 사극이라 액션도 연습해야 하고 밥도 잘 못 먹어서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취소할게요. 좋은 작품 들어오면 하겠습니다(웃음)."
배우 박정민의 필모그래피에 정통 사극이 추가됐다. 2022년 박찬욱 감독의 단편 영화 '일장춘몽'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정통 사극은 처음이다. 박정민은 '일장춘몽' 촬영이 끝난 뒤 곧바로 박찬욱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며 "넙죽한다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영화 '전,란' 박정민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11일 공개된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박정민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 역을 맡았다. 박정민은 극 초반 여린 마음을 가진 도련님에서 분노에 찬 무사로 변해가는 종려를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이날 박정민은 "대본을 처음 받아봤을 때 우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게 확실한 대본들을 좋아한다"고 작품의 첫인상을 전했다.
박정민은 '전,란'에서 종려의 몸종 천영 역의 강동원과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박정민은 "재밌는 그림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사실 제가 놀부상이라 양반이 맞다. 여러모로 밈처럼 밀고 있긴 하지만 그다지 현실성 없진 않다. 그건 선입견이다"라고 이야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정민이 연기한 종려와 강동원이 연기한 천영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친구다. '척하면 척'하는 두 사람의 브로맨스 케미에 시선이 집중되기도. 박정민은 이에 대해 "대본 보고는 전혀 그런 느낌을 못 받았다"면서도 "촬영하면서 각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천영이가 아버지 앞에서 무릎 꿇고 있는 장면에서 처음 느꼈어요. 종려가 천영이의 얼굴을 잡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잖아요. 촬영을 하는데 '어라? 약간 이상한데?' 싶더라고요(웃음). 촬영하면서 선 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으면 서로 상의해서 줄이기도 했죠."
박정민은 강동원에 대한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선배님을 보면서 멋있고 남자답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섬세하고 잘 챙겨주신다"며 "지방 촬영 다니면서 맛있는 거 사 오시면 제 것도 챙겨주신다. 엄청 막역하게 하진 못했다. 저 혼자 흠모하는 감정을 가졌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선조 역의 차승원과 연기한 소감도 함께 전했다. 박정민은 선조를 지키는 최측근 무관으로 분해 가까이서 호흡을 맞췄다. SBS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 이후 10년 만의 재회다.
"선배님의 선조를 처음 봤을 때 긴장이 많이 됐어요. 선배님이 이런 해석을 하셨다면 나도 계획을 수정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선조 앞에서 쫄 생각은 없었는데 이 사람은 내가 곁에서 7년을 지켰어도 한순간에 나를 내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선조 앞에선 바싹 수그리는 걸로 바꿨죠. 전 선배님 연기하시는 걸 구경하듯이 촬영했어요. 저도 받아쳐야 하니까 긴장되고 재밌었죠."
박정민은 2011년 영화 '파수꾼'으로 데뷔 후 '동주' '더 킹' '그것만이 내 세상' '사바하' '시동' '헤어질 결심' '밀수' 등에 출연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했다. 현재는 출판사 '무제'를 운영하며 사장님으로도 불리고 있다.
"쉬지 않고 일해온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 게 있을까' 싶더라고요. 아직은 새로운 게 떠오르지 않아서 쉬면서 그걸 찾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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