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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981년 이후 43년만의 맞대결.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와 애런 저지(32, 뉴욕 양키스)의 맞대결에 주목한다. 현재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투톱의 자존심 대결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알고 보면 승부는 다른 곳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저지는 챔피언십시리즈서 사실상 ‘묻어갔다’. 저지는 이번 포스트시즌 9경기서 31타수 5안타 타율 0.161 2홈런 6타점 OPS 0.704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서도 5경기서 타율 0.167 2홈런 6타점 4득점에 그쳤다.
오타니는 뉴욕 메츠와의 챔피언십시리즈 6경기서 22타수 8안타 타율 0.364 2홈런 6타점 OPS 1.184로 이름값을 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디비전시리즈 5경기서는 타율 0.200 1홈런 4타점 OPS 0.623에 그쳤다. 때문에 이번 포스트시즌 11경기서 42타수 12안타 타율 0.286 3홈런 10타점 12득점 OPS 0.934로 썩 인상적인 건 아니다.
오히려 다저스에선 한국계 미국인 토미 에드먼이 가장 돋보인다. 에드먼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타율 0.341 1홈런 12타점 OPS 0.810이다. 챔피언십시리즈서만 타율 0.407 1홈런 11타점 OPS 1.023을 찍었다. 11타점은 2020년 챔피언십시리즈의 코리 시거(텍사스 레인저스)와 함께 다저스 역대 포스트시즌 단일 시리즈 최다기록이다.
양키스에선 공갈포 혹은 유리몸,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완전히 부활했다. 스탠튼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타율 0.294 5홈런 11타점 OPS 1.179로 맹타를 휘두른다. 마크 비엔토스(뉴욕 메츠)와 함께 포스트시즌 홈런 전체 1위다.
단기전은 흔히 말하는 미친선수가 있어야 풀어나가기 쉽다. 장기레이스는 결국 개개인이든 팀이든 실력 순으로 줄 서게 돼 있다. 그러나 단기전은 컨디션 좋은 선수들이 시리즈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반면 간판스타들은 정규시즌보다 더욱 거센 압박 및 견제를 받는다. 추격조 운영이 사실상 없다. 투수 개개인 모두 정규시즌보다 더욱 세게 공을 던진다.
그래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두 명문, 다저스와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역시 오타니와 저지의 맞대결로 승부가 가려진다는 보장이 없다. 두 사람이 잘하든 못하든 가장 미친 선수가 누구냐, 어디서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다저스에선 이 선수를 지켜봐야 한다. 사실상 이번 포스트시즌서 ‘유령 선수’로 전락한 MVP 출신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이다. 1억6200만달러(약 2233억원) 계약을 자랑하는 프리먼은 정규시즌 막판 발목을 다치면서 포스트시즌 내내 제 몫을 못한다. 8경기서 32타수 7안타 타율 0.219 1타점 1득점 OPS 0.461. 극심한 부진이다.
디비전시리즈서도 1경기를 건너 뛰더니, 챔피언십시리즈서도 4차전과 21일 6차전에 잇따라 결장했다. 무리하게 경기에 나서다 스윙하는 과정에서 발목에 부하가 걸려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이 중계방송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히기도 했다.
월드시리즈는 26일에 시작한다. 다저스는 무려 나흘간의 휴식일을 갖는다. 선발투수 재배치는 물론이고, 야수들도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는 시간이다. 당연히 프리먼에게도 소중한 시간이다. 단, 최악의 경우 월드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사실상 존재감이 없던 프리먼의 방망이가 월드시리즈서 터진다면 그 자체로 시리즈를 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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