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심혜진 기자] 가을 비가 야속하다. 한국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성사됐다.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다음날 오후 4시 재개된다.
경기 중반 굵어진 비로 중단이 됐다. 삼성의 6회초 공격에서 중단이 됐기 때문에 서스펜디드가 성립됐다. 결국 하루 뒤 6회초 무사 1, 2루 상황이 다시 열린다.
▲ 선발 라인업
삼성 : 김지찬(중견수)-김헌곤(좌익수)-디아즈(1루수)-강민호(포수)-김영웅(3루수)-박병호(지명타자)-윤정빈(우익수)-이재현(유격수)-류지혁(2루수). 선발 투수 원태인
KIA : 박찬호(유격수)-소크라테스(좌익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최원준(중견수)-김태군(포수)-서건창(1루수).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
31년 만의 만남이다. 하늘의 심술이 있었다. 경기 개시 1시간 여를 남겨두고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졌다. 비 예보가 있긴 했지만 오후 9시로 밀린 상황이었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경기 준비를 하던 차에 비가 쏟아졌다.
대형 방수포가 설치됐다. 그러다가 다시 비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방수포를 걷었다. 하늘의 심술이다. 또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결국 방수포를 다시 깔 수 밖에 없었다.
약 10분 후 다시 빗줄기가 잦아들자 사전 행사를 준비하고자 방수포를 걷었다. 이번에도 오래가지 않았다. 경기 준비를 하려고 하면 다시 비가 쏟아졌다. 세 번이나 방수포를 깔고 걷고를 반복했다.
우여곡절 끝에 경기 개시 1시간 6분이 지연된 7시 36분에 한국시리즈 1차전이 시작됐다.
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상황에서 경기가 열렸다. 빗속에서 네일과 원태인의 호투가 펼쳐졌다.
네일은 26경기에서 149⅓이닝을 던지며 12승5패 평균자책점 2.55로 KIA 마운드를 이끌었다. 방어율왕에 올랐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을 당했다. 8월말 강습타구에 턱골절상을 입고 시즌을 조기에 접었다. 수술 후 치료에 전념한 네일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한국시리즈 등판을 준비해갔다. 연습경기, 청백전 등을 통해 컨디션을 점검한 네일은 두 달만에 실전무대에 올랐다. 58일만의 복귀다.
오랜 기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고, 부상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네일은 에이스로서의 모습을 다시 보였다. 특히 4회에는 강민호, 김영웅, 박병호 중심타선을 상대로 KKK를 잡아내며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이에 맞서는 다승왕 원태인도 만만치 않았다. 2회 2사에서 김선빈에게 3루타를 허용한 부분, 4회 볼넷 2개를 내주며 흔들렸던 것을 빼고는 큰 위기가 없었다.
팽팽했던 흐름은 홈런 한 방으로 깨졌다. 주인공은 'KIA 천적' 김헌곤이었다. 올 시즌 KIA전에서 타율 0.404 3홈런 8타점 OPS 1.089으로 강했다.
이날도 한 방을 쳤다. 0-0으로 맞선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헌곤은 KIA 선발 네일의 5구째 134km 스위퍼를 걷어올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가을야구 3호 아치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멀티 홈런을 때려냈었다.
이후 디아즈가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했다. 여기서 네일이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장현식이 마운드에 올랐다. 강민호 역시 볼넷을 골라냈다. 김영웅 타석에서 다시 빗줄기가 굵어졌고, 오후 9시 24분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경기는 다시 열리지 않았다. 6회말을 소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기가 중단됐기 때문에 서스펜디드가 성립됐다. 다음날 같은 구장에서 6회초 상황으로 재개된다.
광주=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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