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66분 우천지연도, 서건창의 포구 미스도, 박찬호의 악송구도 전부 극복했다. 2개월만에 돌아온 ‘네일 아트’는 강인했다. 그러나 한 방으로 무너졌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20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서 1차전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이 미치면 좋겠다고 했다. 네일이 한국시리즈의 첫 단추를 잘 꿰면 자신이 구상한대로 시리즈 흐름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다.
실제 네일은 9일 상무전,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150km의 스위퍼와 투심의 위력이 여전했다. 8월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오른쪽 턱을 강타를 당해 수술을 받은 뒤 오히려 팔과 어깨를 충분히 보호한 측면도 있었다.
심리적 강인함도 되찾았다. 상무전 1회초에 구단이 설치한 그물 보호망을 2회 시작 직전 치워달라고 했다. 롯데전서 손호영의 빗맞은 타구에 방망이가 두동강이 나자 파편이 네일 쪽으로 향했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이범호 감독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네일을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어렵지 않게 결정했다. 그러나 쉽지 않은 복귀전이었다. 우선 경기시작이 66분이나 지연됐다. 많은 비가 내렸다. 정규시즌이면 일찌감치 우천취소가 될 경기였다. 네일은 점퍼를 입고 몸을 움직이며 최대한 열을 내는 모습이 중계방송 카메라에 보였다.
야수들의 매끄럽지 않은 수비도 있었다. 1회 1사 1루서 김헌곤에게 투심을 던져 2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완벽한 더블플레이 코스. 그러나 유격수 박찬호의 송구를 1루수 서건창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명백한 포구 미스.
3회초 선두타자 류지혁의 타구는 박찬호가 걷어낸 것만 해도 좋은 플레이였다. 박찬호는 3유간 깊숙한 타구를 잡고 몸을 돌려 높은 탄도를 그리며 송구했다. 그러나 1루수 서건창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악송구.
그러나 네일은 두 차례의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3회 1사 3루서 김헌곤에게 스위퍼를 던져 땅볼을 유도, 자신이 타구를 잡았다. 이때 3루와 홈 사이에서 순간적으로 멈춘 류지혁에게 직접 다가가 태그,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경기흐름상 중요한 수비였다.
기본적으로 우타자가 많은 삼성 타자들에게 몸쪽으로 크게 휘는 스위퍼의 위력이 엄청났다. 단, 정규시즌서 5~6회에 피안타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단점이 있었다. 스태미너가 좋은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서일까. 6회초 선두타자 김헌곤에게 구사한 스위퍼가 한가운데로 몰리면서 우월 솔로포를 맞았다. 르윈 디아즈에게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며 볼넷을 내주자 교체될 수밖에 없었다.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2사사구 1실점. 그러나 이게 확정된 이날 기록은 아니다. 무사 1,2루서 경기가 중단됐고, 서스펜디드게임이 선언됐기 때문이다. 2루 주자 디아즈는 네일의 책임주자다. 때문에 중단된 경기가 22일에 재개돼 디아즈가 득점하면 네일의 자책점은 2점으로 늘어난다.
이범호 감독은 "네일은 너무 잘 던졌다. 60개 넘어갈 때도 구위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6회까지 1이닝만 더 던지게 하려고 마음 먹었다. 위기가 생기면 바꾸려고 했는데 솔로홈런 하나 맞은 것은, 타자가 잘 쳤다. 구위 면이나 컨디션이나 모든 면에서 제 컨디션을 발휘했다. 앞으로 더 좋은 피칭이 예상된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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