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심혜진 기자]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도 아쉬움이 컸다.
원태인은 지난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하지만 원태인은 아쉬움 속에 경기를 마쳐야 했다. 날씨 때문이다. 김헌곤의 솔로 홈런으로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공격에서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우천 중단됐고,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됐다. 때문에 원태인은 더는 공을 던질 수 없었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공을 던진 데다 투구 수도 66구에 불과했기 때문에 여러모로 아쉬운 경기가 됐다.
하루 뒤 만난 원태인은 "정말 아쉬웠다. 컨디션도 너무 좋았고, 피칭도 제 생각대로 잘 되고 있었다. 분위기도 좋았는데 어떻게 보면 제 야구 인생에서 정말 기억될 만한 피칭을 할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도 있는 날이었는데 그렇게 끝나다 보니 좀 아쉬움이 컸다"고 했다.
사실 경기 준비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방수포를 덮었다가 걷었다가를 세 차례 반복했을 정도다. 때문에 원태인도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애를 먹었다.
그는 "5시 30분 경에 몸을 풀러 나갔다. 거의 1~2시간 가까이 밖에서 몸을 만들었던 것 같다. '야구 인생에서 처음 있었던 일이라 어떻게 몸을 만들어야 할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 다행히 몸을 움직이면서 안 식게 준비했던 게 5회까지 피칭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경기가 개시되고도 힘들었다. 계속 내리는 비로 마운드가 질퍽해졌기 때문이다. 원태인은 "똑같은 환경에서 피칭을 하는 거라 그라운드 핑계 대기 싫었고, 때문에 매구 매구 조금 더 집중을 하면서 던졌다. 네일 선수도 그렇도 저도 그렇고 그런 마운드에서 던졌기 때문에 누가 불리하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김선빈에게 3루타를 맞은 부분은 아찔했다. 하지만 홈런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원태인은 "'맞았다'라고는 생각을 했는데 살짝 비껴 맞았다고 생각했다. 세리머니 하시는 걸 보고 넘어갔구나 했는데 다행히 (펜스에) 맞고 나오더라. 운이 따라주나보다 생각을 했다"고 웃어보였다.
원태인은 경기 후 강민호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그는 "민호 형이 '아쉽다'라고 했다. 그 전날 민호형이 혼자 방에서 전력 분석 하신 걸 선발 투수에게 전달해 주신다. '내일 어떻게 풀어나가보자' 했던 게 너무 잘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 더 아쉬웠다. 투구수 관리도 잘 되고 있었기 때문에 민호형도 '어제는 너의 하루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쉽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해서 밥먹으러 가서 속 시원하게 다음 경기 준비 잘해보자 하고 넘어갔다"고 이야기했다.
원태인은 "토종 1선발로서 몇 년동안 뛰었다. 큰 무대에서는 증명해 보인 적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타이브레이크도 그렇고 몇 번 던져봤지만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이런 경기서 증명해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다행히 큰 경기에 강하다는 이미지를 팬분들이나 언론에 조금이나마 증명을 하고 있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광주=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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