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양)현종이 형처럼 멋있게 보이려고.”
KIA 타이거즈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은 사실 매우 유쾌하고 긍정적인 투수다. 지난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그랬다. 기본적으로 스위퍼와 투심의 경쟁력도 높지만, 특유의 쾌활한 성격 덕분에 KBO리그와 KIA에 어렵지 않게 연착륙할 수 있었다.
네일은 2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통해 공식 복귀전을 가졌다. 8월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오른쪽 턱을 맞고 시즌 아웃된 뒤 2개월만이었다. 6회 김헌곤에게 솔로포 한 방을 맞았지만,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런 네일은 르윈 디아즈를 볼넷을 내보낸 뒤 장현식으로 교체됐다. 서스펜디드 게임이 22일에 재개하면, 최종기록이 5이닝 2실점이 될 수도 있다. 자칫 그 중요한 한국시리즈 1차전서 패전투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유쾌한 네일은 걱정하지 않았다. 타자들이 만회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확고했다. 오히려 실전서 처음으로 사용한 마우스피스를 주제로 취재진과 ‘스몰토크’를 하는 여유를 선보였다. 마침 네일이 이닝을 마치고 강판할 때 마우스피스를 입에 무는 모습이 보였다.
네일은 “실전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투구를 마치고 내려올 때도 현종이 형처럼 멋있게 보이려고 이에 물고 내려왔는데, 딱히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했다. 마우스피스를 사용하는 양현종은 이닝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갈 때 이로 잠시 마우스피스를 물었다가 혀를 이용해 다시 착용한다.
네일은 이를 우연히 유심히 본 듯하다. 그러나 처음 사용한 마우스피스의 활용이 능숙할 리 없었다. 그는 웃더니 “사비로 구단 지정병원에서 직접 맞췄다. 현종이 형은 내려오면서 손을 대지 않고도 혀로 이렇게(직접 자세 취함) 딱 밀어서 멋있게 물 수 있는데, 나는 손으로 이렇게(손으로 다시 집어넣는 자세 취함) 해야 한다”라고 했다.
네일은 턱 수술 이후 투구할 때 마우스피스를 착용하기로 했다. 기왕이면 양현종처럼 멋있게 손을 사용하지 않고도 혀로 오물오물하며 이로도 물었다가 입 안에 다시 넣어 착용하고 싶은 마음이다. 자꾸 하다 보면 가능할 것이다. 한국시리즈 5차전의 숨은(?) 관전포인트다.
네일은 “마우스피스를 끼면서 완전히 더 안전해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안정성을 보장해준다. 마우스피스를 끼면 투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내돈내산’ 마우스피스 정복기(?)가 시작됐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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