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억5000만원.
KBO나 국내 프로스포츠에선, 여전히 감독 계약에 옵션 조항을 넣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러나 NC 다이노스는 달랐다. 22일 이호준 감독과의 계약을 발표하면서 옵션을 공개했다. 3년 총액 14억원은, 정확하게는 최대치다.
계약금 3억에, 2025~2026시즌 연봉 3억원, 2027시즌 연봉 3억5000만원이다. 이걸 더하면 12억5000만원이다. 여기에 1억5000만원이 옵션이다. 구단과 이호준 감독은 옵션에 대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단, 임선남 단장은 옵션의 기준은 성적이라고 했다. 이호준 감독이 일정 수준의 성적을 내면, 구단이 이호준 감독에게 1억5000만원을 지불하겠다는 의미. 그 일정수준을 알긴 어렵지만, 분명한 건 NC도 이호준 감독도 성적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NC는 2020년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20년 전후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의 마지막 시즌이던 2018년부터 올 시즌까지 7년간 포스트시즌을 치른 건 2019년, 2020년, 2023년 등 세 차례가 전부였다. 그나마 2019년엔 와일드카드결정전 1경기로 광속 탈락했다.
언젠가부터 5강 탈락이 익숙한 팀이 됐다. NC보다 늦게 출범한 유일한 구단, KT 위즈의 경우 이강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나간 것과 대조됐다. NC는 전임감독을 경질하면서 그것이 만능이 아님을 알면서도 팀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어려운 선택임을 강조했다.
NC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이호준 감독의 그것은 일단 일치한다. 지금 NC는 외부에서 FA로 전력을 살찌우는 것보다 구단 내부의 자체 성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전임감독 시절 내야 세대교체의 기틀을 다졌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측면이 있다. 이호준 감독은 우선 팀의 체질개선을 위한 토대를 다지는데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옵션 1억5000만원은, 결국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는 의미다. 무조건 성적을 내라고 압박하는 게 아니다. 단, 구단이 지향하는 방향성의 궁극적 결론은 성적이다. 1억5000만원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구단도 이호준 감독도 그 중요성을 공감했기에 옵션 조항 삽입에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호준 감독은 24일 마무리훈련에 합류한다. 결과적으로 마무리훈련을 중반부터 지휘하게 됐다. 그렇다고 해도 NC 선수들은 신임감독의 합류로 좀 더 긴장감을 가질 수 있다. 자연스럽게 좀 더 밀도 높은 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25시즌 구상을 구체화하는 시간이라서, 이호준 감독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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