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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단순한 립서비스일까, 진심이 담긴 한마디일까.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단장은 김하성과 동행을 희망하는 모양새다.
미국 샌디에이고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23일(이하 한국시각) 김하성의 거취와 관련된 A.J. 프렐러 단장의 인터뷰를 전했다.
2021시즌에 앞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뒤 김하성은 매년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다. 데뷔 첫 시즌엔 빅리그 투수들의 빠른볼 적응에 애를 먹으며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으나, 이듬해 공격력이 대폭 상향됐고, 수비에서는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3년차에는 최정상까지 올라섰다.
김하성은 152경기에 출전해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타율 0.260 OPS 0.749로 활약했고,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에서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올 시즌에 앞서 김하성은 무려 17개 구단이 트레이드 매물로 관심을 갖는 뜨거운 감자로 우뚝섰다. 하지만 올 시즌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둔 김하성에게 악몽과도 같았다.
주 포지션이었던 유격수로 복귀하는데 성공한 김하성은 올해 121경기에서 94안타 11홈런 47타점 60득점 22도루 타율 0.233 OPS 0.70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매년 좋아졌던 공격력이 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수비에서도 데뷔 후 최다 실책을 기록할 정도로 아쉬운 모습이 잦았다. 이런 상황에서 급기야 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부상까지 당했다.
지난 8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출루에 성공한 뒤 견제구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귀루하는 과정에서 어깨를 부여잡았다. 김하성은 이례적으로 욕설을 뱉을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는 헬멧을 집어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첫 번째 검사 결과에서는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고, 마이크 쉴트 감독도 엔트리가 확대되는 9월에는 그라운드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9월 일정이 시작된 이후에도 김하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재활 과정에서 1루를 향해 공을 뿌리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차일피일 복귀가 연기됐다. 그 결과 김하성은 끝내 정규시즌 중 빅리그 무대로 돌아오지 못했고, 어쩌면 샌디에이고에서 마지막 포스트시즌이 될 수 있는 무대도 밟지 못한 채 시즌을 마치게 됐다. 그리고 최근 닐 엘라트라체 박사의 집도를 바탕으로 오른쪽 어깨 관절 와순 수술을 받았다.
김하성과 샌디에이고의 계약에는 +1년의 뮤추얼(상호동의) 옵션이 존재한다. 양 측이 동의할 경우 2025시즌도 샌디에이고에서 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은 가운데, 김하성이 옵션을 통해 샌디에이고에 잔류할 확률은 높지 않다. 미국 현지 복수 언론은 샌디에이고가 2105만 달러(약 291억원)로 정해진 퀄리파잉 오퍼(QO)를 김하성에게 제안할 가능성도 낮게 점치고 있다. 내년에도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는다면 계약은 새롭게 작성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김하성의 현 상황은 좋지 않다. 2025년 4월말 또는 5월초까지는 그라운드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더욱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프렐러는 닐 엘라트라체 박사가 집도한 김하성의 수술은 2025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송구하는 프로그램을 미룰 수도 있다는 타임라인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며, 프렐러는 "5~7월까지 김하성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여전히 김하성과 동행을 희망하는 모양새다. 프렐러 단장은 김하성과 관련해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문제다. 일단 김하성의 부상에 대한 정보를 계속해서 수집할 것"이라며 "다시 말하지만 김하성은 매우 재능이 있는 선수다. 시즌 막바지 김하성의 공백을 확실히 느꼈다. 매우 치명적이었다. 김하성은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경기를 치르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김하성은 지능적이고, 수비가 정말 좋다. 모든 내야 포지션에서 수비를 할 수 있다. 볼넷을 얻어낼 수 있고,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훔칠 수 있다. 그게 우리가 김하성을 평가하는 방식"이라며 "우리는 이런 관점에서 김하성과 함께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에 앞서 복수 언론은 김하성의 몸값으로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늘어 놓았다. 하지만 부상을 당하고, 좋지 않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뒤 김하성의 예상 몸값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과연 김하성이 계속해서 샌디에이고와 동행할 수 있을까.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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