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훈련을 제대로 잘하고 온 것 같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을 이끄는 류중일 감독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합숙 훈련 3일차에 앞서 35인으로 구성된 예비 엔트리를 바탕으로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것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앞서 처음으로 예비엔트리 제도를 도입했다. 포스트시즌 중 부상자들이 발생하거나, 국제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선수들을 자유롭게 교체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예비엔트리 제도를 통해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선수들 간의 경쟁을 통한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해 볼 수 있었다.
당시 투수 조병현(SSG), 이병헌(두산), 김태경(상무), 포수 허인서(상무), 내야수 한태양(상무), 나승엽(롯데), 문현빈(한화)까지 총 7명의 선수가 예비 선수로 훈련에 합류했고, 한국시리즈(KS)가 5차전까지 가게 되면서 LG와 KT 선수들이 최종 명단에 승선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예비엔트리가 빛을 봤다. 신민혁과 나승엽, 조병현, 문현빈이 APBC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기쁨을 맛보게 됐고, 류중일호는 일본과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예비 엔트리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 대표팀은 올해도 프리미어12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예비 엔트리 제도를 도입했다. 대만에서 열리는 B조 조별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들은 총 28명에 불과하지만, 35명으로 구성된 엔트리를 구성했다. 그리고 최근 손주영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 구자욱까지 프리미어12 출전이 불투명한 가운데, 대표팀은 전날(25일) 이강준을 비롯한 3명의 선수를 추가로 소집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선수들을 놓고 옥석을 가릴 수 있게 됐다.
류중일 감독도 예비 엔트리 제도 도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령탑은 26일 훈련에 앞서 '선수들이 집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에 "지금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다. 예비엔트리에 대한 효과가 있다. 선수들이 훈련을 제대로 잘하고 온 것 같다. 어제(25일)도 불펜 투수를 하는 것을 보니, 모두가 잘 던지고 전력투구를 하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예비엔트리 도입으로 류중일 감독의 없던 고민도 생겼다. 결국 함께 훈련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만을 떠나기 전에는 결국 최종 명단을 확정해야 하는 까닭이다. 류중일 감독은 "지금 선수들 중에서 7~8명 정도가 탈락을 해야 하는데…"라며 "선수들을 많이 뽑아놓고 경쟁을 하는 것은 좋지만, 그중에서도 빼야 하는 선수들이 있으니, 그에 대한 고민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번 대표팀의 선수단 구성은 어떻게 될까. 일단 구자욱이 합류하지 못한다면, 류중일 감독은 홍창기와 최원준, 김지찬, 이주형, 윤동희로 구성된 5명의 외야 자원은 모두 데려간다는 입장이다. 사령탑은 "아시안게임 때 윤동희를 뽑았던 것이 신의 한 수였다"며 "외야의 경우 (구)자욱이가 합류하지 못한다면, 지금 있는 5명의 선수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아직 대회를 치르기 전까지 시간은 남아 있지만, 엔트리에서 빠질 확률이 높은 선수는 김주원이다. 시즌이 끝난 뒤 기초군사 훈련을 받게 되면서 3주 동안 공백기를 가지면서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은 "(김)주원이가 3주 훈련을 받고 3~4일 정도 훈련을 하고 (대표팀에) 왔다고 하더라. 조금 더 봐야겠지만, 주원이가 몸이 안 돼 있다. 3주를 쉬면 근력도 많이 빠지고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대회 전까지 빠르게 몸이 만들어진다면, 대표팀 잔류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리고 내야에서 이탈자가 발생하게 된다면,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많이 뽑힌 1, 3루의 '핫코너' 자원들과 투수 쪽에서 선수들이 추려질 가능성이 높다. 일단 류중일 감독은 대회 시작까지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 남은 만큼 내달 1~2일 쿠바 대표팀과 평가전, 6일 상무와 연습경기를 치른 뒤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 뜻을 밝혔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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