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큰일이 났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KS) 4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동안 투구수 78구, 6피안타 3볼넷 2탈삼진 6실점(6자책)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원태인은 지난 21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 출격해 5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투구수가 여유가 있었고, 워낙 탄탄한 투구를 뽐내고 있었던 만큼 7이닝 투구도 가능할 것으로 보였으나, 비의 여파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면서 더이상 투구를 이어가지 못했다. 게다가 다음날도 내린 비의 영향으로 23일에서야 재개된 경기에서 삼성이 1-0의 근소한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무릎을 꿇으면서 아쉬움은 배가 됐다.
이러한 가운데 원태인이 1승 2패로 수세에 몰린 4차전에 다시 한번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이날 투구는 지난 1차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원태인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선두타자 박찬호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더니, 후속타자 김선빈과는 무려 10구 승부 끝에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맞으며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원태인은 김도영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으나, 나성범의 땅볼에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그래도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은 원태인은 2회에도 선두타자 이창진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이닝을 출발했지만, 변우혁과 김태군을 연속 삼진 처리한 뒤 박찬호를 투수 직선타로 묶어내며 안정을 찾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원태인은 3회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번에도 선두타자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더니, 김도영에게 볼넷을 내주며 급격하게 흔들렸다. 이후 나성범에게도 안타를 허용하면서 찾아온 만루 위기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일격을 당해 3실점째를 마크했다.
원태인은 이어지는 1, 2루에서 희생번트를 시도한 최원준에게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뽑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이창진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다시 한번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변우혁 타석에 앞서 송은범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강판됐다. 그리고 바통을 이어 받은 송은범이 김태군에게 그랜드슬램을 맞으면서 원태인의 자책점은 6점까지 대폭 치솟았다.
그런데 원태인이 강판된 후 삼성과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날벼락'과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교체되는 과정에서 트레이드너가 마운드를 방문할 때부터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처럼 보였던 원태인. 삼성 관계자는 "원태인은 오른 어깨 쪽에 약간의 불편감이 있어서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이 있다면 병원 검진 계획이 없다는 점이었다.
박지만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원태인이 초반 부상으로 내려가면서 힘든 경기를 했다.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 어깨 쪽에 불편함을 느꼈다. 다시 확인을 해야 할 것 같다. 1회 제구가 잘 안되는 모습이었다. 몸 상태에 분명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검진을 진행한 결과 "우측 어깨 관절 와순 손상이 관찰, 관절 안에 약간의 출혈과 붓기가 있는 상태이며 어깨 회전근개 힘줄염을 동반하여 4~6주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류중일 감독도 원태인의 부상 소식에 표정이 굳었다. 사령탑은 지난 24일 대표팀 첫 훈련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부터 선발진에 대한 고민을 늘어놓았다. 당시 류중일 감독은 "지금 명단을 보면 선발 투수가 없다. 원태인, 곽빈, 고영표, 엄상백, 최승용이 있긴 하지만, 한 게임을 잡아줄 선수가 안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그런데 급기야 원태인까지 어깨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것은 대표팀 입장에서 그야말로 날벼락이다.
일단 류중일 감독은 원태인의 상태를 체크하고, 가능하다면 대체 자원을 물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중일 감독은 "만약 원태인이 합류를 하지 못한다면, 대상을 찾아봐야 한다. 포스트시즌을 치른 선수들은 괜찮다. 하지만 이외의 팀들에서 선발 투수들은 휴식을 취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벌써 한 달 정도를 쉰 게 아닌가"라며 "후보가 있다고 한다면 회의를 통해서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원)태인이 상태에 따라서 바로 합류를 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중일 감독은 "문동주도 없고, 박세웅도 군사 훈련을 받으러 갔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많은 선수를 뽑은 것이었는데…"라며 "큰일이 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삼성도 원태인의 부상은 치명적이지만, 국제대회를 앞둔 류중일호에도 예상치 못한 변수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원태인이 4~6주 이탈이 불가피한 부상을 당한 가운데 류중일호의 고민도 깊어진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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