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채권발행 재검토 요청…가계부채 증가 우려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채권 발행이 돌연 중단됐다. 금융위원회가 가계빚이 불어날 수 있단 이유로 제동을 걸어서다. HUG가 운영하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나 전세대출보증이 중단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2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이날 HUG는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중단했다. 금융당국이 관계부처 협의가 필요하다며 재검토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HUG가 자본을 확충하면 시장에서 전세대출 확대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와 국토부가 디딤돌대출에 이어 전세대출을 두고도 정책 엇박자를 빚는 모양새다. 금융위는 가계빚 관리를 위해 최근 정책대출도 조이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최근 정책대출 축소와 관련해 “정책대출 취지는 살려 나가되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속도는 조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국토부는 연내 HUG의 채권 발행을 추진하겠단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절차상 문제가 생겨 일정을 단순 변경했으며 목표로 했던 HUG의 자본확충을 위해 연내 발행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HUG 관계자는 “채권 발행 절차가 중단된 사유 등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실을 파악한 후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HUG가 전세보증과 임대보증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려면 연내 자본확충에 나서야 한다. 지난해부터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대위변제액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HUG의 전세보증 대위변제액은 2022년 9241억원이었으나 2023년 3조5544억원으로 불어난 데 이어 2024년 지난달까지 3조220억원으로 늘었다. 유병태 HUG 사장은 지난 16일 “올해 대위변제 예상액은 6조30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HUG의 손실이 누적돼 자본금이 줄어들면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HUG의 보증한도와 자본금이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증한도는 자본금의 90배다. 그러나 자본감소로 인해 올 4분기 말 HUG의 보증액은 자기자본의 132배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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