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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재작년 스토브리그 예사롭지 않았던 한화 이글스. 지난해 '윈나우'를 선언하더니, 올해도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3년 동안 FA 시장에서 무려 507억 3000만원을 쏟아부었다.
한화는 지난 2022년 46승 2무 96패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50승에도 도달하지 못한 뒤 본격적으로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당시 한화는 채은성과 6년 총액 90억원의 계약을 통해 무려 7년 만에 외부 FA(자유계약선수)를 영입했다. 그리고 이태양과 4년 총액 25억원의 손을 잡았고, 오선진과 1+1년 총액 4억원, 장시환과 3년 9억 3000만원, 이명기와 1년 1억원의 계약을 통해 124억 3000만원을 사용했다.
하지만 메워야 할 구멍이 많았던 만큼 이 투자는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진 못했다. 2023시즌에도 58승 6무 80패로, 순위를 한 계단 정도 끌어올리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에 한화는 다시 한번 움직였다. 한화는 4+2년 총액 72억원의 계약을 통해 안치홍을 품에 안더니, 8년 총액 17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복귀를 성사시켰다. 이외에도'집토끼' 장민재와 2+1년 8억원의 계약을 맺는 등 '윈나우'를 선언했다.
특히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최원호 감독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김경문 감독에게 지휘봉을 안기며 큰 변화를 가져갔고, 투자가 결과로 조금씩 연결되기 시작했다. 시즌 막바지 힘이 떨어졌던 것이 흠이었지만, 한때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놓고 다툼을 벌일 정도로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는 등 올해 66승 2무 76패로 8위까지 올라섰다. 7위 롯데 자이언츠와 격차도 1경기에 불과했다.
지난 2년 동안 전력 보강을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던 한화의 샘은 마르지 않았다. 올해도 스토브리그 초반은 한화가 지배하는 모습이다. 지난 6일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 후 우규민이 KT 위즈와 2년 총액 7억원으로 1호 계약을 맺은 뒤 최정이 SSG 랜더스와 4년 보장 110억원의 계약을 맺으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화가 세 번째이자, 이번 스토브리그 처음으로 외부 FA 자원을 영입했다.
하주석이 FA 자격을 행사한 가운데 센터 내야 보강이 필요한 상황에 놓이게 된 한화는 4년 총액 50억원(보장 42억원, 옵션 8억원)의 계약을 통해 심우준을 영입하며 고민을 지워냈다. 심우준은 2014년 KT의 지명을 받은 뒤 통산 1072경기에 출전해 726안타 31홈런 156도루 타율 0.256 OPS 0.639를 기록했다. 공격력은 조금 아쉬운 편이지만, 내년부터 피치클락이 도입될 경우 심우준의 스피드는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화는 "현장에서 원하는 빠른 발과 작전수행능력을 지닌 안정적 유격수 자원을 확보, 내야 뎁스를 강화하게 됐다"고 설명, 손혁 단장은 "심우준은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 가능한 꾸준함과 안정적인 수비로 내년 시즌 센터라인 강화의 주축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라며 "피치클락 도입으로 인해 출루 시 상대 투수에게 압박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팀에 다양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심우준을 영입함으로써 센터 내야에 대한 고민을 지워낸 뒤 한화는 8일 또 한 번 지갑을 열었다. 이번에는 4년 총액 78억원(계약금 34억원, 연봉총액 32억 5000만원, 옵션 11억 5000만원)을 통해 엄상백과 손을 잡았다. 엄상백은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자원으로 올해 처음 규정이닝을 돌파하는 등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특히 올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손혁 단장은 "구단 내부적으로 선발투수 뎁스 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져 빠르게 영입을 결정하고 움직일 수 있었다"며 "엄상백의 합류로 기존 선발진과의 시너지는 물론 젊은 선발자원의 육성 계획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이로써 한화는 외국인 선수 두 명과 류현진, 문동주, 엄상백까지 2025시즌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수 있게 됐다.
한화의 전력 보강은 여기서 끝이 아닐 수 있다. 올해 20명의 선수가 FA를 선언하면서, 각 팀마다 외부 FA 영입은 2명이 최대다. 하지만 하주석이라는 내부 자원이 남아 있는 상황에 잔류를 이끌어낸다면, 이번 겨울은 손실 없이 '플러스'로만 마칠 수 있다. 하주석까지 한화에 남게 될 경우 내야 뎁스는 더욱 두터워질 수밖에 없다.
재작년부터 올해까지 한화가 FA 선수들에게 투자한 금액은 무려 507억 3000만원. 윈나우를 선언한 만큼 확실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신구장 개장 첫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한화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제는 성적으로 보답해야 할 때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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