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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치바롯데 마린스가 결단을 내렸다. 사사키 로키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9일(이하 한국시각) "치바롯데 마린스가 사사키 로키의 메이저리그 이적을 위한 포스팅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사사키는 지난 2022년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면서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고교 시절부터 16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뿌리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사사키를 향한 빅리그 구단들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고,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전승우승'에 기여하며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드높였다.
그런데 2023시즌이 끝나고 사사키의 이미지가 추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강한 욕심으로 인해 치바롯데와 마찰을 일으켰던 것이다. 치바롯데 입장에선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지 못하는 등 팀의 성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을 비롯해 25세 미만의 선수의 경우 이적료 또한 넉넉하게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사사키의 도전을 허락할 리 만무했다.
2024시즌 연봉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으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사사키는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잠시 접기로 결정했고, 올해도 치바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사사키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1군에서 자리를 비우는 등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는데, 시즌 막판 임팩트는 엄청났다. 사사키는 LA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치바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짓는 경기를 완투승으로 장식하는 등 18경기에 등판해 데뷔 첫 10승을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이에 치바롯데 마츠모토 나오키 본부장은 포스트시즌 일정이 끝난 뒤 이례적으로 현지 기자들과 만나 "작년에도 말했지만, 입단 초부터 매년 사사키와 (메이저리그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는 올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고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것이다. 시즌 중 1군에서 이탈하긴 했지만, 프로 무대에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충분히, 열심히 해줬다고 생각한다"며 사사키의 메이저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 4일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의 프란시스 로메로가 소식통을 인용해 "사사키 로키가 2025시즌 치바롯데 마린스의 제안을 거부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마치 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를 놓고 메이저리그 구단과 마찰을 빚었던 일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조짐을 보인 것.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9일 치바롯데가 사사키의 도전을 응원하기로 결정했다.
사사키는 포스팅 직후 "입단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해 귀 기울여 주시고, 이번에 허락을 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며 "치바롯데에서 5년은 잘 되지 않은 일도 많았지만, 팀 동료와 코칭스태프, 프런트, 팬분들 덕분에 야구에만 집중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한 번 밖에 없는 야구 인생에서 후회가 없도록,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사키는 일반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들과는 사뭇 다른 입장에 놓여있다. 25세 미만의 선수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빅리그에 입성했을 때처럼 국제 아마추어 계약만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ESPN'에 따르면 12월 16일 국제 아마추어 계약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리셋되는데, 해당 날짜 이전에 계약을 맺을 경우 사사키는 최대 250만 달러(약 35억원) 수준 밖에 받지 못하지만, 12월 16일 이후엔 최대 700만 달러(약 98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받을 수 있는 금액은 크지 않지만, 30개 구단이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거의 균등한 만큼 사사키는 오타니와 마찬가지로 구단들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듣고 행선지를 결정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LA 다저스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수많은 구단들이 탐내는 재능. 과연 사사키가 어떠한 구단의 유니폼을 입게 될까. 포스팅이 결정된 후 "마이너리그 계약부터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최고 165km' 퍼펙트 괴물의 도전이 시작된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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