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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년 52억원 무옵션. 장현식(29, LG 트윈스)이 2024-2025 FA 시장의 최대승자로 떠올랐다.
LG 트윈스가 11일 장현식과 4년 52억원 FA 계약을 전격 발표했다. 샐러리캡이 증액됐음에도 ‘오버’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장현식을 영입할 여력이 있었다. 심지어 계약금 16억원에 연봉총액 36억원이다. 옵션 없이 전액 보장이다. 장현식이 LG행으로 마음을 굳힌 결정적 대목이라는 후문이다.
장현식의 52억원 계약은 1998-1999 오프시즌에 도입된 KBO리그 FA 시장에 한 획을 그었다. 우선 역대 불펜투수들의 계약총액 6위에 올랐다. 불펜투수가 FA 시장에서 50억원대 이상의 계약을 맺은 게 장현식까지 단 6건 밖에 없다.
S급 FA가 100억원대로 통하는 시대다. 2016-2017 시장의 최형우를 시작으로 100억원대 타자 FA 계약자는 제법 된다. 그러나 투수 FA 중에서 100억원대 계약을 따낸 선수는 대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유일하다. 비FA 다년계약으로 범위를 넓혀도 김광현(SSG 랜더스, 4년 151억원)까지 두 명이다.
그러나 불펜은 50억원을 넘는 계약도 장현식까지 6명이다. FA 시장에서도 불펜이 타자, 선발투수보다 대우를 못 받은 역사를 잘 알 수 있다. 현대야구에서 갈수록 불펜 중요성이 커지는 걸 감안하면, 불펜투수들의 FA 대박이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불펜투수가 퍼포먼스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파트이긴 하지만, 위의 불펜 탑5는 꼭 그렇지도 않았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장현식이 순수 불펜투수, 셋업맨이라는 점이다. 장현식에 앞서 장현식보다 많은 계약총액을 기록한 FA 불펜투수 5명 중 안지만만 셋업맨이었다. 정우람, 손승락, 김재윤, 김원중은 모두 마무리투수다.
KBO리그 FA 역사에서 50억원대 이상의 계약총액을 받아낸 셋업맨은 안지만과 장현식이 ‘유이’하다. 과거 안지만은 삼성왕조 불펜야구에서도 핵심 중의 핵심이었다. 2010~2012년까지 3년 연속 1~2점대 평균자책점에, 2012년부터 2015년까지 114홀드를 쌓았다. 통산 593경기서 60승35패15세이브177홀드 평균자책점 3.93.
안지만이 65억원 계약을 체결한 게 10년 전이다. 요즘 시세로 치면 100억원 가까운 금액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장현식의 행보도 기대된다. 장현식은 2022시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 2년간 건강했다. 2021년부터 4년 연속 꾸준하게 활약했다. 작년에 4점대였을 뿐, 3년간 3점대 평균자책점에 69홀드를 수확했다. 리그 전체를 봐도 3~4년간 꾸준히 이 정도 모습을 보여준 불펜은 거의 없다.
1~2점 앞선 상황, 1~2점 뒤진 상황, 심지어 점수 차가 벌어질 때도 나갔다. 마무리가 연투하면 임시로 9회까지 책임질 수 있는 선수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서 전력투구를 하니 150km를 거뜬히 찍었다. 평소에도 140km대 후반의 포심에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섞는다. 1이닝용 셋업맨으로는 탑 클래스의 안정감을 자랑한다. 52억원 보장계약, 충분히 따낼 만한 투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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