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실소유주 징역형·최대주주 무죄판결 검찰 상고
광고선전비 28억원→66억원 증액
이용회원수는 6개월 만에 54만명 감소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경영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용회원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 심리로 지난달 29일 진행된 공판에서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씨에게 배임증재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강씨는 2021년 9월 프로골퍼 안성현씨와 이상준 전 빗썸홀딩스 대표에게 A코인을 빗썸에 상장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십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현금 30억원, 4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 2개, 고급 레스토랑 멤버십 카드 등을 안성현, 이상준 등에게 전달했다. 검찰은 함께 기소된 이상준 전 대표에 대해서는 징역 5년, 3050만원 몰수, 15억2500만원의 추징금을 구형했다. 이상준 전 대표는 빗썸 최대주주인 이정훈 전 빗썸 의장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빗썸홀딩스는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지주사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26일 대법정에서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법정은 사회적으로 매우중요한 사건일 경우 이례적으로 재판을 한다.
이정훈 전 빗썸 의장도 1200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고 1심과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가운데, 검찰이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이 전 의장은 2018년 10월 BXA코인을 빗썸에 상장하겠다며 김병건 BK메디컬그룹 원장에게 빗썸 인수를 제안하고 계약금 명목으로 약 1억달러(약 1298억원)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원장은 금융당국 규제로 BXA코인 상장이 무산되자 이 전 의장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빗썸은 실소유주와 최대주주 경영리스크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적극적인 고객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업계 최상위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며 TV광고와 지하철, 서울 주요 지역에 옥외광고를 진행하는 등 곳곳에서 상당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빗썸의 상반기 영업비용은 1486억원으로 전년 동기(700억원) 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다. 광고선전비도 28억원에서 66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판매촉진비 역시 662억원을 집행, 지난해 상반기 16억원 대비 41배 늘어났다.
하지만 쓰는 비용에 비해 결과는 참혹하다. 거래소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이용회원 수는 오히려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바일 통계업체 모바일인덱스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빗썸 어플리케이션(앱)의 월간 활성사용자(MAU) 수는 지난 3월 164만명에 달했지만 4월에는 134만명으로 한 달 만에 30만명이 이탈했다. 이후 매달 이용자가 빠지면서 지난 9월에는 110만명으로 줄었다. 결국 빗썸이 시작한 가상자산 거래소 수수료 무료 마케팅 정책의 경우 고객 확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24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 모두 빗썸의 경영 문제를 지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빗썸의 지배구조를 보면 이정훈 전 의장과 이니셜 1호 투자조합 법인 2개의 축으로 형성돼 있는데, 이정훈 전 의장은 1200억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 중이고 이니셜1호 투자조합의 실질 소유주인 강종현씨는 횡령과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고 질타했다. 사실상 대주주의 적격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불투명한 경영리스크가 주는 위험은 아무리 많은 마케팅 노력과 비용을 들인다 해도 관리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해외 대형거래소인 FTX 파산 사태도 있었던 만큼 거래소의 실소유주나 대주주 적격성 문제 등 근본적인 문제점이 해결돼야만 고객들의 제대로 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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