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3분기 순이익 전년 동기보다 77% 증가
해약환급금준비금 부족 등 자본 부담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도입된 IFRS17에 따라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규제가 변경되면서 주주환원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탓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올 3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910억원을 시현했다.
한화손보의 3분기 말 보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3조9384억원으로 지난해 말 3조9269억원 대비 116억원 증가했다. 장기보장성 신계약 매출은 누계로 530억원, 월 평균 59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신상품 ‘한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3.0’과 같은 차별화된 상품 덕분이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에도 한화손보가 안정적으로 호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여성 특화 보험사라는 포지셔닝으로 안정적인 신계약 실적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으로 지난해보다 32.9% 늘어난 3870억원의 순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임연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업은 역대급으로 잘나가는 중”이라며 “충분한 재원만 확보한다면 업계 평균 수준까지 주가순자산비율(PBR) 상승 정당화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역대급 실적이 이어지고 있으나 주가는 계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화손보의 주가는 4550원으로 전날 대비 4.81% 하락한 채로 장을 마쳤다. 5100원을 기록했던 한 달 전(10월 14일)과 비교해도 10% 넘게 떨어졌다.
다만 주가가 저조한 이유는 정부의 규제로 주주환원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안영준 연구원은 “실적은 견조하나 배당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는 규제 완화 여부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설용진 연구원은 “자본관리 부담이 지속되는 현재 상황과 한화생명이 보유한 우선주 배당까지 고려하면 배당 관련 기대감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우선 무·저해지 계리적 가정이 변경되면 킥스 비율이 약 5~10포인트(p)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손보의 킥스 비율은 3분기 말 178%지만 168%까지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무·저해지보험은 납입기간 안에 고객이 해지해도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상품이다. 환급금이 없는 대신 보험료가 약 30% 저렴하다.
이번에 변경될 정부 규제를 적용하면 무·저해지보험의 보험료가 비싸진다. 일반 보험상품 판매와 비슷한 수준의 해지율을 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CSM은 1900억원 감소하고 최선추정부채(BEL)은 약 22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부족한 점도 배당가능이익이 적을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한화손보는 3분기 말 기준 이익잉여금 내 해약환급금준비금 비중이 81%에 달한다. 설 연구원은 “해약환급금준비금 등 제도 측면 변화가 없다면 올해 배당가능이익은 충분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올해 이어진 의료파업도 이익이 감소할 수 있는 리스크로 짚었다. 임 연구원은 “내년 감익 요인은 올해 의료파업으로 인한 예실차 소멸과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으로 인한 기초 CSM 감소”라고 진단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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