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늘 경기 잊지 않고 계기로 삼겠다"
고영표는 13일 대만 타이베이의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대만과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투구수 36구,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6실점(6자책)으로 부진했다.
우승까진 아니더라도, 슈퍼라운드(4강)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던 한국에게 대만전은 매우 중요했다. 유력한 우승 후보인 일본이 조 1위의 가능성이 높다고 봤을 때 조 2위의 자리를 놓고 한국과 대만이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최근 대만의 야구 수준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국제대회에서 성적은 2승 3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었던 만큼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대였던 만큼 한국은 일찍부터 선발을 고영표로 낙점하고, 철통보안을 작전을 통해 대만전을 준비했다.
그런데 믿었던 고영표가 무너졌다. 1회를 실점 없이 넘긴 고영표가 무너진 것은 2회였다. 선두타자를 잡아내며 기분 좋게 이닝을 시작한 고영표는 후속타자 판제카이에게 내야 안타로 내보냈다. 이어 린자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이닝을 매듭짓는 듯했는데, 이후가 문제였다.
이어지는 2사 1루에서 리카이웨이에게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맞으면서 실점 위기 상황에 놓였고, 장쿤위에게 볼넷을 내주며 급격하게 흔들린 결과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천천웨이를 상대로 던진 초구 체인지업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천천웨이가 친 타구가 우측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은 것.
그랜드슬램을 허용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고영표는 또다시 난타를 당했다. 주자 없는 상황에서 린리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천제시엔에게 투런홈런까지 맞으면서 2회말 수비에서만 무려 6점을 헌납했다. 결국 고영표는 3회부터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고, 한국은 4회 공격부터 고삐를 당기며 추격에 나섰으나, 끝내 흐름을 뒤집지 못하고 3-6으로 패했다. 조별리그에서 진행되는 단순한 1패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뼈아픈 패배였다.
이에 고영표가 자신의 SNS를 통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팬 분들께'라는 제목을 통해 "늦은 시간까지 응원과 격려의 댓글을 블로그와 디엠으로 남겨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려고 글 올려요"라며 "아쉬운 경기 보여드려서 팬분들 그리고 팀 동료들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이라고 적었다.
이어 고영표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경기 잊지 않고 계기로 삼아서 좋은 선수로 좋은 투수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늦은 밤까지 응원해 주셔서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첫 경기에서 아쉬운 결과를 남겼지만, 고영표에게는 아직 만회의 기회가 남아 있다. 손주영과 원태인, 엄상백 등 선발 자원들이 줄줄이 이탈하게 되면서, 대표팀엔 4명의 선발 투수 밖에 없는 까닭. 고영표는 오는 18일 호주와 조별리그 5차전에 다시 한번 마운드에 오른다. 그때까지 슈퍼라운드 진출의 가능성이 살아있기를 바라면서, 다시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한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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