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서울동부지사 반상구 건설안전부 부장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낮에 반팔차림이 어색하지 않던 날씨가 이제는 두툼한 점퍼를 꺼내 입게 만들고 있다. 올겨울 날씨 전망을 보면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예상된다고 한다. 산업현장, 특히 건설현장의 재해발생 취약시기로는 동절기를 들 수 있겠다. 동절기는 ‘겨울철’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12월∼2월 사이의 기간을 가리킨다. 동절기에는 한파, 폭설 등의 기후적 특성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건설현장에서는 미끄러짐, 가설구조물 붕괴, 질식 등의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면서 동절기 관련 재해발생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동절기 사고 위험요인과 안전대책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결빙, 강우 및 폭설 시 근로자가 미끄러짐으로 인해 작업장, 이동통로에서 넘어짐 또는 떨어짐 재해를 당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작업발판, 가설계단, 이동통로를 작업전 점검해 눈과 결빙부위를 제거하거나 모래, 부직포 등을 이용해 미끄럼 방지 조치를 해야겠다. 적설량이 많은 경우 아랫부분의 눈이 다져지게 돼 눈의 밀도와 무게가 매우 커지게 되며 가설구조물의 붕괴 위험이 커지므로 하중에 취약한 가설구조물 및 가시설 위의 쌓인 눈은 조속히 제거해야 한다.
두 번째로 동절기에는 혹한으로 인한 수지백지증후군, 동상 등 근로자 건강장해가 우려된다. 건설현장처럼 옥외에서 장시간 저온에 신체가 노출되면 체온이 떨어져 정신기능이 둔화되며 혈압이 떨어지는 저체온증도 일어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작업 시 체온유지를 위해 따뜻한 복장착용이 요구되며 장갑이나 신발은 여유 있는 크기의 제품을 착용하고 여분을 준비해 젖거나 습기가 찰 경우 즉시 교체해 착용하도록 한다. 또한 작업 전 준비운동, 작업 시 난방시설 구비도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일산화탄소 등에 의한 질식재해를 들 수 있다. 겨울철 콘크리트공사 시 보온양생을 위해 갈탄난로를 사용하다 작업공간 내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질식하는 재해가 종종 발생한다. 일산화탄소는 갈탄 등이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하며 색깔과 냄새가 없는 유해가스로서 사람의 몸에 질식작용을 일으킨다. 근로자가 그 위험성을 인지하기 어렵지만 1000ppm 이상의 고농도 일산화탄소가 포함된 공기를 흡입할 경우 수초 내에 쓰러져 사망할 수도 있다. 또한 재해를 당한 동료 근로자를 구조하기 위해 아무런 조치나 안전장비 없이 따라 들어가면 구조자도 함께 질식사고를 당하게 된다.
이러한 질식재해 예방대책으로는 콘크리트 보온양생 시 작업장 내로 출입하기 전에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며 환기설비를 설치해 환기조치를 하는 것이다. 갈탄사용은 가급적 지양하고 대신에 열풍기, 고체연료의 사용을 검토하도록 권고한다. 또한 재해자가 발생하면 반드시 호흡용 보호구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구조작업을 실시해야 한다.
끝으로 방동제 음용에 의한 중독사고를 들 수 있다. 방동제는 건설현장에서 겨울철에 콘크리트 등이 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물과 희석해 사용한다. 그러나 대부분 무향, 무취의 투명한 액체이다 보니 물과 식별이 어렵고 그 유해성에 대한 근로자의 인식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방동제를 음료수 병 등에 덜어 작업에 사용할 경우 종종 이를 음료수로 오인한 근로자가 마시거나 간식으로 라면 등을 끓여 먹을 때 넣어 어지러움, 구토, 호흡곤란을 일으키거나 사망하기도 한다.
중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방동제 희석용 드럼통 등의 용기, 소형용기에 방동제를 덜어서 사용할 경우에도 용기에 M.S.D.S(Material Safety Data Sheet : 취급 시 주의사항 등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사용하고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기재한 자료) 경고표지 부착, 방동제 사용 근로자에게 작업 전 위험성 등의 안전교육 실시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동절기가 건설현장에서 재해발생의 취약시기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위험요인별 사고사례와 안전조치에 대한 근로자 교육 실시, 좀 더 추워지기 전에 적절한 난방조치와 안전시설을 한다면 사고를 상당수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건설현장에만 맡겨두지 말고 사고예방을 위한 건설업체 본사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절실히 요구된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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