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래도 한국야구는 붙박이 4번타자와 클로저를 찾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의 프리미어12 여정이 오프닝라운드로 마무리됐다. 가장 중요한 대만과의 첫 경기를 못 잡은 게 컸다. 일본을 상대로는 잘 싸웠으나 류중일 감독의 투수교체 실패가 치명적이었다.
그래도 도쿄올림픽 3-4위전과 작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첫 경기서 패배를 안긴 도미니카공화국과 호주에 복수했다. 최근 수년간 국제대회를 보면 더 이상 절대적 약체가 없다. 호주나 유럽 탑랭커들을 쉽게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야구 역사가 오래 된 북중미, 남미 국가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일본과 대만에 졌지만, 도미니카공화국과 호주에 이긴 걸 과소평가할 필요도 없다.
류중일 감독의 걱정대로 선발투수와 4번타자 부재가 도드라졌다. 국내에선 외국인선수가 이 역할을 도맡지만, 국제대화서 어김없이 드러나는 민낯을 또 확인했다. 이들을 대체하는 카드들이 조금씩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건, 한국야구의 뎁스 고민이 여전한 걸 의미한다.
그러나 성과도 있다. 우선 김도영이 완벽히 ‘국제용’이란 걸 입증했다. 김도영은 이번 대회 5경기 내내 3번 타자로 출전, 17타수 7안타 타율 0.412 3홈런 10타점 출루율 0.444 장타율 1.059 OPS 1.503으로 맹활약했다.
작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과 달리 큰 부상 없이 대회를 마무리했다. 향후 수년간 국가대표팀 붙박이 3번 3루수로 뛸 게 확실하다. 김도영과 강력한 시너지를 낼 4번타자를 찾는 게 과제일 뿐, 타선의 코어를 찾은 건 분명한 수확이다.
국대 마무리는 일단 박영현이 완전히 자리잡았다. 이번 대회서 3경기에 등판해 1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제로를 찍었다. 3.2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를 맞았고 사사구는 1개도 내주지 않았다. 삼진은 6개를 솎아냈다.
조병현, 정해영, 김택연 등 일부 소속팀 마무리들이 다소 불안하긴 했지만, 적은 표본이라는 걸 감안하면 평가를 내리긴 무리가 있다. 중간계투들 중에선 김서현이 4경기서 4이닝 3피안타 4탈삼진 3볼넷 무실점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했다. 서서히 재능을 폭발하려는 조짐이다. 이밖에도 홍창기가 리드오프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고, 선발진에선 곽빈이 분전했다.
국가대표팀의 경쟁력이 2000년대 후반, 2010년대 초반에 비해 떨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최근 국제대회 성적을 보면 말이 된다. 그러나 대표팀을 운영하는 KBO도 긴 호흡으로 스텝을 밟아가고 있다. 세부적인 보완점은 분명히 있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유튜브 채널 Off the TV를 통해 전력분석에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비판 여론은 업계가 새겨들어야 한다.
그러나 국가대표팀의 미래에 마냥 희망이 없는 건 절대 아니다. KBO의 의도대로 젊은 선수들은 분명 국제대회를 경험하며 서서히 성장하고 있다. 사실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젊게 개편된 대표팀에는 소위 말하는 애버리지가 확실한 선수가 거의 없다. 소속팀과 달리 들쭉날쭉한 활약을 펼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10개 구단도 육성에 많이 투자하고 있고, 이번 대회서 성과가 난 부분도 분명히 있다. 이제 대회가 끝났으니 KBO가 차분하게 리뷰하고 점검할 때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