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만에서 감 잡았나.
KIA 타이거즈 왼손 셋업맨 최지민(21)은 2022시즌을 마치고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서 투구밸런스를 다잡았다. 단숨에 패스트볼 구속을 140km대 후반으로 끌어올렸다. 2023시즌 초반 힘이 넘칠 땐 150km도 찍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당시 메인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그런데 팀에선 58경기서 59⅓이닝을 소화했다. 결국 탈이 났다. 올 시즌 56경기서 3승3패3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5.09로 부진했다. 전반기 막판과 후반기 초반에 휴식기를 가졌으나 끝내 회생하지 못했다. 신인 시절 나타난 제구 기복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범호 감독 역시 2023년의 후유증인 것으로 해석했다.
흥미로운 건 이범호 감독이 최지민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넣었다는 점이다. 물론 최지민은 1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최지민이 2023시즌에 했던 역할은 2년차 곽도규가 완벽하게 해냈다. 그래도 이범호 감독으로선 지난 1~2년간 고생한 최지민에게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주고 싶었던 듯하다.
놀라움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한국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최지민이 올해 주춤한 걸 당연히 알면서도 프리미어12 최종엔트리에 포함한 뒤 교체하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 역시 최지민을 사실상 원포인트 개념으로 사용했다. 대신 최대 승부처에 넣지 않았다.
그래도 이번 대회 3경기서 3⅓이닝 1피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 2.70, WHIP 0.32로 준수한 투구를 했다. 13일 대만전서 2⅔이닝 동안 사구 하나만 내준 채 무실점으로 막았다. 15일 일본전서 ⅓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실점했다. 16일 도미니카공화국전서도 한 타자를 삼진 처리했다. 무더기 사사구로 무너지는 모습이 없었다.
사실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조금씩 좋아질 조짐이 보였다는 이범호 감독의 평가가 있었다. 장현식은 지난 2월 호주 스프링캠프를 치러 본적도 별로 없다. 정재훈, 이동걸 코치와 중심 이동에 대해 한참 얘기를 나눈 모습을 본 시점도 한국시리즈 준비 때였다.
최지민은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셋업맨이라는 장점이 확연하다. 자신감이 넘칠 땐 우타자 상대 몸쪽 패스트볼을 팍팍 꽂았다. 이번 대회서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한참 안 좋던 모습에서 확연히 벗어난 걸 확인한 건 KIA의 수확이다.
KIA 불펜은 내년에 장현식(LG 트윈스)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가 있다. 근본적으로 힘 있는 우완 불펜을 좀 더 발굴할 필요성은 있다. 그러나 올해 제 몫을 못한 최지민이 내년에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면 전력 보강의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KIA 불펜은 좌완이 많지만, 최지민만큼 구위가 좋은 선수는 없다. KIA가 내년에 정상을 수성하려면 최지민의 부활이 필수다. 대만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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