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태군이 형이 정말 좋은 얘기 많이 해줬다.”
KIA 타이거즈 상남자포수 김태군(35)은 한국시리즈 우승직후 “선수들 저한테 혼 많이 났어요”라고 했다. 한 시즌을 돌아볼 때, 거의 대부분 선수가 김태군에게 한 소리를 들었다는 후문이다. 김태군은 자신보다 1살 형인 양현종에게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과감하게 얘기했다.
김태군은 이적생이지만, KIA에 오자마자 군기반장을 자처했다. 거창한 건 아니다. 주로 프로가 지켜야 할 기본을 의미했다. 큰 의미 없어 보여도 그런 부분이 모이고 모여 팀의 문화가 되고 경쟁력이 된다고 믿었다. 그리고 통합우승으로 사실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태군이 마냥 무서운 선배, 동료는 아니었다. 장현식(29, LG 트윈스)이 이번 2024-2025 FA 시장에서 4년 52억원에 이적을 결정하자 김태군에게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순수 셋업맨의 52억원 전액보장은 과거 안지만의 4년 65억원 계약을 소환했다.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구단행사를 앞두고 만난 장현식에 따르면, 김태군은 장현식에게 “많은 돈을 받고, 좋은 계약을 맺고 가는 것이니까 그것에 맞는 모범적인 선수가 되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미 모범생이지만, 김태군은 장현식이 진심으로 새로운 팀에서도 적응을 잘 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김태군은 장현식에게 솔직한 말도 했다. FA 대박계약을 두고 “우리, ‘항상 어릴 때부터 얘기하던 것 아니냐’ 이렇게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축하한다고, 정말 잘 된 일이라고 얘기해줬다”라고 했다. 김태군 역시 2023시즌 직후 3년 25억원 다년계약을 맺은 게 사실상 FA 대박이라고 봐야 한다. 둘 다 성공한 야구선수다. 그리고 우승까지 경험했다.
장현식은 2020년 KIA로 트레이드 된 뒤 본격적으로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세부 역할은 계속 바뀌었다. 8회를 지키다 6~7회에도 나갔다. 이기고 있을 때, 동점일 때, 지고 있을 때도 마운드를 지켰다.
언제 마운드에 올라가더라도 제 몫을 하는 투수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그 결과 FA 대박이 찾아왔다. LG에서도 보직에 상관없이 자신의 역할을 확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게 김태군이 말한 모범적인 FA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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