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통신3사, 빅테크와 손잡고 AI 에이전트 개발에 총력 기울여
5G, 가입자 정체·품질 논란·통합요금제 등 문제는 골머리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통신3사가 AI(인공지능)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는 반면에 정작 눈 앞 5G(5세대 이동통신) 관련 문제는 해결 실마리를 못 찾고 있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 유플러스 통신3사는 AI 사업 추진에서 순풍을 타고 있다.
SKT와 KT는 각각 미국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관련 분야 개발에 힘쓰고 있다. LG U+는 이달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 AI 비서 ‘익시오’를 출시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눈 앞의 5G 문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가입자 포화상태, 품질 논란, 요금제 등 진퇴양난이다.
이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5G 가입자 회선은 3487만9296개로 8월(3459만4599개)보다 28만4697개 증가했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해 10만개 넘게 감소했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회선도 올해 역성장 흐름이 뚜렷하다. 9월 KT와 LG U+ 이동통신 가입회선은 각각 1343만4603개, 1094만6412개로 한 달 전에 비해 6049개, 7249개 줄었다.
5G 서비스 품질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통신장비 기업 에릭슨엘지 조사에 따르면 5G 사용자 중 서비스에 매우 만족한다고 느끼는 비중은 2022년 13%, 2023년 15%, 2024년 14%로 3년간 15% 안팎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5G 사용자 만족도는 25~30% 수준으로 한국보다 높다.
박병성 에릭슨엘지 테크니컬 디렉터는 “한국 5G 사용자 3분의 1은 지하나 실내, 밀집 장소에서 네트워크 문제를 겪는다고 답해 만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옥외 5G 기지국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실내 기지국이 부족해 5G 가입자가 일부 실내 공간에서 LTE를 이용해야 한다. 올해 8월까지 통신3사가 구축한 5G 기지국 총 34만5795개 가운데 실내 기지국은 11.1% 수준인 3만8252개뿐이다.
5G와 LTE(4세대 이동통신) 구분을 없애는 통합요금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와 내년 중 5G·LTE를 구분하지 않는 통합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5G보다 LTE 요금제가 비싼 요금제 역전 현상을 해소해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KT는 통합요금제를 내년 1분기부터, SKT와 LG U+는 전산망 구축이 마무리되는 대로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통합요금제의 통신비 인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LTE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알뜰폰이 침체하면서 오히려 시장 경쟁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5G 투자 축소로 통신사 이익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통합요금제 출시를 놓고 알뜰폰 업계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중저가 시장에서 대형 통신사 신규 상품이 계속 나오고 이로 인한 타격이 큰 상황인데 통합요금제가 출시되면 고객을 더 뺏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요금제만 통합한다고 통신비가 내려갈지 의문이다”며 “저렴한 요금제를 주력으로 하는 알뜰폰 시장이 주춤하게 된다면 오히려 통신비 인하 정책에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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