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은 “최 회장이 지난 13일 철회했던 일반공모유상증자가 ‘경영권 방어용’으로 계획됐음을 자인했다”고 주장했다.
20일 MBK·영풍에 따르면 이날 최 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유상증자에 대해 “우리는 이러한 적대적 인수 시도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경제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최 회장은 “유상증자 전에도 이길 확률이 60% 정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쐐기를 박아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유상증자를 시도한 측면이 있었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유상증자 철회 당일 기자간담회에서 최 회장은 “유상증자 철회를 통해서 필패가 예상됐다면,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더 추진해 볼 생각이었 것”이라는 답변을 했다.
MBK·영풍은 이와 같은 최 회장의 발언에 대해 일반공모유상증자가 최대주주인 MBK 파트너스 및 영풍과의 지분율 대결을 위한 도구로 사전에 계획됐음을 반복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일반공모유상증자의 진정한 목적이 자신의 경영권 유지에 있었다는 점과 유상증자가 사전에 계획된 것이었음을 실토하는 셈”이라며 “이는 시장상황이 예측과 다르게 움직이면서 긴박하게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고려아연 측 주장이 급조된 변명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필패(지배력 상실)를 운운하며 조금 더 추진해보려고 했다는 것은 결국 주주의 피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반공모유상증자를 자신의 경영권 보전 수단이자 도구로 인식하고 이를 사전에 계획해 사용하려고 했다는 점을 명백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MBK·영풍은 최 회장의 발언이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및 철회신고서에 기재했던 ▲관리종목 지정에 따른 투자자 피해 방지 ▲재무구조 안정화 등 당초의 목적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도 파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MBK·영풍은 “중요한 사항에 관해 거짓의 기재를 하는 허위 공시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를 위반하는 행위”이라며 “대법원은 최근 일련의 판결을 통해 공시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고, 허위 공시나 중요 정보의 누락은 자본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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