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툭툭 웃기고 깊게 울린다.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대가족' 시사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김윤석, 이승기, 박수영과 양우석 감독이 참석했다.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 함문석(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 함무옥(김윤석)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가족 코미디다.
영화 '변호인' '강철비' 등을 선보인 양우석 감독은 4년 만에 신작 '대가족'을 선보이며 "코믹, 휴먼이 있는 이야기다 보니 전작과 결이 달라 보일 수도 있다. 제 입장에선 이 시기 우리 사회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늘 다뤘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가족이라는 화두가 크다. 지난 몇 세대 동안 대한민국에서 가족의 형태와 의미가 많이 변했는데도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것 같다. 오랜 시간 고민 끝에 나온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먼저 함무옥 캐릭터에 대해 1년간 고민했다. 그리고 평만옥, 만두, 평생 소비라곤 해보지 않은 설정들이 떠올랐다. 이분과 가장 대척점에 서 있는 아들은 어떤 사람일까 고민하다 출가를 하면 어떨까 싶었다. 가족과 연을 끊는 가장 오래된 방식 중 하나가 출가다. 그러다 보니 불교 공부를 더 하게 됐다. 또, 한국 영화의 한 흐름에 불교 영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영화계에는 우리만의 영화가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을 생각하며 불교의 색채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김윤석은 극 중 함무옥에 대해 "결핍이 많은 인물이다. 실향민이라는 사실보다 그를 통해 우리의 못난 모습, 약한 모습을 투영하고 싶었다. 이 사람은 한 번도 쉬고 즐겁게 놀아본 적 없다. 6.25로 가족을 잃고 고아원에 살다 먹고 살기 위해 악착같이 평만옥을 일궈낸 지독한 사람이다. 전 이 사람이 쓰러지거나 삐뚤어지지 않기 위해 그렇게 버티고 지킨 것 같다. 그러다 부모님 제사상에 꿇어앉아 얘기한다. 죽어라 열심히 살았는데 아무도 없다고. 본인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고 살아온 게 이 사람의 가장 큰 비극 아닐까 싶다. 늘그막에서나마 아이들을 만나고 무언가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긴 게 함무옥의 마지막 미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승기는 김윤석과의 부자 호흡에 대해 "제겐 촬영장이 곧 교육의 현장이었다"며 "워낙 김윤석 선배 팬이다. 정말 연기할 기회를 바랐는데 함께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도심에서 벌어지는 일도 많지만 산이나 지방 곳곳을 다니며 촬영했다. 끝나고 방에 모여 술 한잔 기울이고 자연스럽게 연기 얘기도 많이 나눴다. 현장에서 선배님을 보면 내가 전날 계획한 것들은 다 잊게 됐다.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선배님께 이끌리는 대로 연기했다"고 전했다.
실제 부자관계에 관한 질문에 이승기는 "대부분 부자관계 그렇듯 살갑거나 많은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 대화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 아닌가 싶다. 쑥스럽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나이가 좀 들고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며 부모님과 더욱더 돈독해지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영화를 보며 감독님의 주옥같은 글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부모에게 아이란 무엇인가. 신이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무능한 신. 우린 그 신을 간절하게 섬긴다.' 촬영할 때는 그렇게까지 와닿지 않았는데 우리 아이가 태어나고 보니 너무 맞는 말 같다. 이 포인트에서 울컥했다"고 답했다.
끝으로 김윤석은 "2024년 추운 겨울이 될 거라고 하더라. 그런 겨울에 우리 영화가 만둣국 한 그릇 정도 따뜻한 역할을 해줄 수 있으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가족'은 오는 12월 11일 극장 개봉한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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