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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사이영상? 받게 된다면 최고일 것 같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22일(한국시각) 2024년 아메리칸-내셔널리그 MVP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애런 저지, 내셔널리그에서는 오타니 쇼헤이가 1위표 30장을 독식하며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 만장일치 MVP 수상자들이 탄생했다.
오타니는 올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마이애미 말린스 홈구장 론디포파크에서 지난 9월 20일 무려 6안타(3홈런) 10타점 2도루의 활약을 펼쳤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3홈런-2도루 경기를 선보인 오타니는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야구계에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51홈런-51도루를 완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타니는 시즌 종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홈런 페이스가 주춤하면서 55홈런-55도루의 업적까진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올해 159경기에 출전해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 타율 0.310 OPS 1.036을 기록했다. 전문 지명타자로, 단 한 번도 수비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타니는 b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9.2, 홈런(54개)-타점(130점)-득점(134점)-출루율(0.390)-장타율(0.646)-OPS(1.036)에서 모두 내셔널리그 1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는 공격력 만큼 수비도 중요하게 평가하는 리그. 이로 인해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오타니가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펼치더라도 MVP를 수상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랐지만, 50-50이라는 최초 업적 앞에선 의미가 없는 말이었다. 오타니는 2021년과 2023년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MVP를 다시 한번 '만장일치'로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수많은 역사로도 연결됐다. 지난 1938년 MVP를 선정하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지명타자 MVP는 없었는데, 오타니가 사상 첫 지명타자 MVP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세 번의 MVP를 만장일치로 만들어낸 것은 오타니가 최초였으며, 양대 리그에서 모두 만장일치로 MVP를 손에 넣은 것도 오타니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내셔널리그, 올해는 아메리칸리그에서 MVP로 선정된 것도 오타니가 유일했다.
'리빙레전드' 클레이튼 커쇼의 발표를 통해 MVP가 확정된 후 오타니는 활짝 웃으며 아내 다나카 마미코, 반려견 데코핀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그리고 "다저스의 일원 중 한 명으로서 (팀을) 대표해서 MVP를 주셨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모두가 잘 해줬다. 정규시즌도, 포스트시즌도, 월드시리즈도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셔널리그에 처음 왔는데, 이렇게 평가를 해줘서 솔직히 기쁘다. 내년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팔꿈치 수술 여파로 인해 올해는 '이도류'로 활약할 수 없었던 만큼 오타니는 MVP를 의식하진 않았다. 오타니는 'MVP가 되고 싶었냐'는 물음에 "MVP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으로 시즌을 들어가진 않았다. 다저스라는 새 팀에서 빨리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으로 전반기를 치렀다"며 "올해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이 가장 기뻤다. 내가 팀을 대표해서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 번이나 MVP를 수상한 오타니에게 유일하게 없는 것이 있다면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이다. 오타니는 사이영상에 대한 질문을 받자 "받게 된다면 최고일 것 같다"며 "우선은 재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복귀해서 열심히 시즌을 치르고 싶다. 그리고 더 강해진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내년엔 올 시즌보다 더 좋은 수치를 남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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