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하성(FA)부터…”
키움 히어로즈가 22일 발표한 포수 김재현(31)과의 6년 최대 10억원 비FA 다년계약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재현이 FA도 아닌데 다년계약을 보장받을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궁금한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재현은 대전고를 졸업하고 2012년 8라운드 76순위로 입단했다. 1군 통산 518경기서 타율 0.221 7홈런 81타점 76득점 OPS 0.562. 1군에서 오래 뛰었지만, 100경기 이상 나간 건 2018년(116경기)과 올 시즌(110경기)이 ‘유이’했다. 이지영(SSG 랜더스)와 박동원(LG 트윈스)의 백업으로 오래 뛰었다는 얘기다.
전형적인 수비형 포수다. 건실했다. 그리고 투수들의 마음을 잘 어루만진다는 평가는 있었다. 그렇게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닌데 10년간 1군에서 꾸준히 뛰었던 이유다. 그리고 키움은 김재현에게 그 대가로 제대로 선물했다. 최근 갑자기 김재현에게 다년계약을 제안했고, 곧바로 사인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알고 보니 그라운드에서 측정 불가능한, 초현대적인 각종 트레킹 데이터로도 잡아내지 못하는 매력이 있다. 고형욱 단장은 전화통화서 “밝고 좋은 에너지가 많다. 이 친구 장점이 선배고 친구고 뭐고 없다. 정말 좋은 에너지를 준다”라고 했다.
오랫동안 팀에서 사랑받는 선수다. 고형욱 단장은 “이정후고 김하성이고 재현이를 싫어하는 선수가 없다. 외국인선수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줬다. 후배들이 굉장히 많이 따르는 선수다. 야구장에겐 무뚝뚝하게 보이는데 야구장 밖에선 주변 사람들에게 굉장히 의리 있다”라고 했다.
야구단도 사람 사는 곳이다. 야구가 개인스포츠라고 하지만, 성적을 내려면 개개인이 하나로 잘 뭉쳐야 한다. 당연히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고, 평판 좋은 선수가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법이다. 당연히 이건 숫자로 계량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키움은 이원석과 최주환의 다년계약에도 그라운드 밖의 이슈를 주목했다. 이원석도 삼성 라이온즈에서 트레이드 되자마자 팀에 잘 적응하는 걸 넘어 후배들의 멘토가 되는 모습이 있었다. 그러자 구단이 과감히 다년계약을 선물했다.
최주환은 이심전심이었다. 본인이 키움 특유의 젊은 에너지 속에서 계속 야구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컸다. 구단도 최주환이 단순히 장타력이 좋아서, 1루 수비를 잘 해서 붙잡은 게 아니다. 후배들과 뭉쳐서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마음이 보였기 때문에 다년계약이 성사됐다.
김재현은 내년에 32세 시즌이다. 6년계약, 2030년까지 함께하니 37세 시즌까지 선수생활을 보장받았다. 6년간 그라운드 안팎에서 계속 좋은 활약을 하면 한 번 더 장기계약도 가능하다. 포수는 통상적으로 수명이 길다.
키움 안방은 이지영과 박동원이 떠난 뒤 급격히 젊어졌다. 장기적으로 김동헌과 김건희, 두 20세 영건이 양분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김재현이 두 포수를 이끌고 공존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효과도 기대된다.
고형욱 단장은 “그라운드에서 보이지 않게 팀을 끈끈하게 만드는 포수다. 투수들도 재현이를 믿고 던진다. 선후배들끼리 밖에서 밥 한끼를 같이 먹어도 재현이와 같이 먹으면 다른 것 같다. 그런 효과가 그러운드에서도 알게 모르게 나온다. 동료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포수”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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