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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지난 8월 라몬 막사이사이상 수상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전쟁 미화' 논란을 잠재운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발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지난 8월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라몬 막사이사이상 수상자로 발표됐다. 평화와 환경을 주제로 한 다수의 걸작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라몬 막사이사이상은 아시아에서 평화와 발전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매년 수여되는 권위 있는 상이다.
그러나 미야자키 하야오는 건강상의 이유로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그가 작성한 수상 소감문이 현장에서 낭독되었는데, 이는 큰 화제를 모았다.
소감문에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당시 일본군과 미군 간의 마닐라 전투로 약 10만 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사실을 언급했다.
특히 "일본이 전쟁 중에 수많은 민간인을 희생시키는 잔혹 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하며 "일본인들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역사를 염두에 두고 필리핀 기반 재단으로부터 이 상을 받게 된 것을 매우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과거 전쟁 관련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2013년 영화 '바람이 분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기 설계사의 꿈과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전쟁 미화 논란을 낳았다. 지난해 개봉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도 일본 제국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설정이 문제가 되었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군수공장을 운영하는 내용이 전쟁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이처럼 이어진 논란에도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이 직접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아 비판이 확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발언으로 전쟁 미화 논란을 일축하며 스스로 확고한 소신을 보여줬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깨어 있는 거장의 발언" "전쟁 미화 논란에 스스로 마침표를 찍었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평화와 환경이라는 시대적 가치를 작품으로 꾸준히 전달해 왔다. 이번 수상과 소신 발언은 그의 철학과 인간적인 깊이를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김하영 기자 hakim01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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