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인생처럼 들어주길"…'솔로 데뷔 10주년' 규현, 다채로운 첫 정규 '컬러스'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그룹 슈퍼주니어 겸 가수 규현이 솔로 데뷔 10년 만에 첫 번째 정규앨범을 발매했다.

규현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씨네시티에서 첫 번째 정규앨범 '컬러스(COLORS)' 발매 기념 음감회를 개최했다. 진행은 방송인 유재필이 맡았다.

'컬러스(COLORS)'는 규현이 지난 2014년 솔로 데뷔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다. '컬러스(COLORS)'는 앨범 타이틀에서 엿볼 수 있듯, 규현이 지닌 다양한 색채를 덧입은 음악 컬렉션을 의미한다. 규현이 걸어온 음악적 발자취를 되짚는 동시에 가수 활동에 새로운 동력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규현은 "저번 앨범부터 추구하는 게 한 앨범을 쫙 들으면 하나의 공연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의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게 있었다. 다채로운 색깔의 음악들로 프리즘이 펼쳐지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어쨌든 앨범명이 '컬러스(COLORS)' 아니냐. 다채로운 색깔의 음악들을 한 공연을 보듯이 잔잔하게 시작해서 달리다, 기분 좋다 신났다 다시 우울해졌다 잔잔하게 마무리하면서 하나의 이야기처럼, 인생처럼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첫 정규앨범 리스닝 포인트를 전했다.

다양한 장르의 곡을 수록한 것에 대해서는 "솔로가수로 10주년인데 뮤지컬가수로도 15주년이고 예능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한다는 게 한 아티스트로서 재밌는 정체성이라는 생각이 나도 있었고 회사에서도 있었다. 앨범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담는다면 나라는 가수한테 어울리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준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하루마다 끝도 없이 (Unending Days)'는 가슴 아픈 이별의 후유증을 섬세하게 풀어낸 곡이다.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짜임새 있는 편곡과 선명한 멜로디 라인, 규현의 서정적인 보컬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타이틀곡 선정 관련 규현은 "밴드사운드의 곡을 타이틀곡으로 한 이유는, 앞으로도 그렇지만 공연형 가수가 되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그래서 항상 밴드와 함께 공연을 하는데 콘서트장에 가면 이 밴드의 사운드에 압도당할 때가 있다. 그런 노래를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타이틀곡일 때 한 번이라도 더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더라"라며 "공연장에서 함께 더 즐기실 수 있도록 다양한 과정과 이야기를 통해서 선정됐다. 너무 세부적인 사항까지 이야기하면 내부 기밀 유출"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신보에는 타이틀곡 외에도 어느 햇살 좋은 날의 풍경이 연상되는 평화로운 분위기의 '기지개 (Journey)', 사랑에 빠진 설렘이 오롯이 전달되는 '유니버스(Universe)', 솔로 데뷔 이후 처음 선보이는 업템포 팝 댄스곡 '브링 잇 온(Bring It On)', 포근한 겨울 감성의 발라드 '라스트 포엠(Last Poem)', 뮤지컬 넘버를 연상시키는 드라마틱한 편곡의 '슬픈 밤 (Nights Without You)',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담은 '수평선 (Horizon)', 꿈을 향한 희망찬 노랫말을 드라마틱한 대선율로 그린 '지금 여기, 너 (Wishes)' 등 다채로운 앨범을 완성했다.

'컬러스(COLORS)'는 시작과 끝을 규현의 자작곡으로 배치한 구성으로 의미를 더했다. 담담하게 전개되는 피아노 선율이 인상적인 연주 트랙 '어느 봄날 (Prologue)', 피아노와 보컬 등 미니멀한 구성 속에 지나간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어느 봄날 (One Spring Day)' 등 하나의 모티프에서 영감을 받아 다양한 감상을 제공한다.

규현은 "타이틀곡을 내가 아끼지 않으면 누가 아낄까 싶다. 차애 정도로 타이틀곡을 아끼고 있다"면서도 가장 아끼는 곡으로 '수평선 (Horizon)'을 꼽으며 "가장 아끼는 곡은 '수평선 (Horizon)'이라는 곡이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되게 잔잔했는데 계속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녹음한 다음에도 내 목소리로 된 모니터를 받았는데 그중에서 제일 계속 듣게됐던 노래다. 하지만 타이틀이 더 좋아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 말했다.

'어느 봄날 (One Spring Day)'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는데 바다를 보면서 썼다. 그냥 옆에 형이 피아노를 쳐주면 거기다 멜로디를 입혔다. 가사도 너무 마음에 들었던 게 제일 먼저 나온 가사가 후렴이었다. '너 잘 지내니, 어디선가 혼자 울고 있지 않은지 덜컥 걱정이 되나 봐'"라며 "쌍방사랑을 했건 짝사랑을 했거나 간에 그 사람이 어느 순간 몇 년이 지나고 너무 보고 싶다기보다 문득 궁금해질 때가 있지 않나. 그런 마음들이 공감이 좀 많이 됐던 것 같다. 노래에서는 좀 더 과한 사랑의 이야기로 표현이 됐는데 모두가 상상할 수 있는 주제로 시작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규현은 지난해 8월 18년간 몸 담은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안테나로 이적했다. 이번 정규앨범은 안테나 이적 후 선보이는 두 번째 앨범이다. 이와 관련 규현은 "여전히 만족도는 좋았다. 지난 앨범과 비교해 보자면 확실히 호흡을 맞춰가면서 만족도가 더 늘어간다"며 "그때도 잘 맞았지만 서로가 서로에 대한 취향이나 방향성을 조금 더 이해하면서 진행하다 보니 이번 앨범 작업할 때 조금 더 편하고 부담도 많이 덜었다. 그렇게 크게 힘들지 않게 준비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안테나와 함께 하는 이유가 나만의 색깔을 계속 고집하지 않으려 하는 거다. 내년이면 20년 차 가수고 솔로 가수로도 10주년을 지났는데 이렇게 하다 보면 나만의 틀에 박혀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될 수도 있지 않나"라며 "그러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어서 회사 의견을 더 들으려고 했다. 내 의견도 내긴 했는데 이번 앨범은 회사 의견을 빤히 수용했다. 결과물이 만족스러워서 참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규현은 지난 2006년 슈퍼주니어로 데뷔했으며, 2014년 솔로 가수로 첫 발을 내디뎠다. 그는 "솔로 10주년을 맞으니 자꾸 옛날 생각이 나더라. 처음 '광화문에서'라는 앨범이 나올 수가 없었던 앨범이다. 회사에서 좀 타이틀로는 부족하지 않냐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노래가 발표되기 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나"라며 "수많은 걱정 속에 나왔던 앨범이다. 내가 SM에 있을 때 아마 솔로로 처음으로 나왔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가수로서의 활동은 이 앨범으로 접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이것만 내고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했던 앨범인데 그러고서 10주년이 됐다는 생각이 드니까 그 부분에서 대해서는 많이 감동스러웠다"며 "결국 많은 걱정이 있었지만 앨범 발표 허락을 해주셨던 SM관계자분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10주년을 마주한건 SM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정말 잘 지내고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슈퍼주니어로서, 솔로가수로서, 뮤지컬 배우로서 또 예능인으로서 다방면에서 활약 중이다. 규현은 "어제는 생명을 창조하는 박사로 연기를 하다가 다음날 세계사를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고, 그러다 해외에 가서 많은 팬분들과 함께 콘서트를 진행한다. 멤버들과 함께 공연을 진행하다 어떨 때는 또 발라드를 부르고 있다"며 "주변에서는 체력적으로 괜찮은지 걱정을 좀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만 힘들지는 않다. 뮤지컬을 할 때는 그 작품에 빠져서 하고 콘서트 할 때는 콘서트에 미쳐서 하고 예능 때는 웃기려고 노력을 한다. 순간순간 집중을 하다 보니 정체성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다"며 "그래서 내가 어느 한 분야의 대가가 되지는 못한 것 같은데 잔잔하게 잘 아우르면서 멀티를 할 수 있는 아티스트로 살고 싶다"라고 솔직한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규현은 음원 성적에 대한 기대를 묻자"요즘 밴드사운드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내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음원성적을 기대한 건 2016년이 마지막이었다. 미니 3집까지다. 그 이후로는 사실 음원을 내고 '아, 차트에 들어야 해' 이런 게 지난 지 오래됐다"며 "지금은 내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께 노래를 들려드리고 공연을 통해 대중과 만나 한번 더 들려드리고, 콘서트에 찾아오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음원차트는 기대하지 않은지 오래됐다. 슬픈 이야기"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내 "오늘 오는데 아는 PD님이 '눈 오는 날 노래가 잘된다, 방송도 잘되고'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희망고문 같기는 한데 작은 기대는 있다. 작은 기대라 크게 실망은 안 할 것"이라고 유쾌하게 작은 기대를 내비쳤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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