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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용산 박승환 기자] "경쟁할 준비 됐고, 지지 않을 자신도 있다"
KT 위즈 황재균은 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4 컴투스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리얼글러브 3루수 부문으로 선정됐다.
리얼글러브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둔 시상식. 특별한 점이 있다면, 820여 명의 선수들이 투표에 참가해 직접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것이다. 올해 3루수 부문에는 황재균을 비롯해 김도영(KIA 타이거즈), 노시환(한화 이글스), 문보경(LG 트윈스), 최정(SSG 랜더스)가 이름을 올렸다.
황재균은 올 시즌 137경기에 출전해 128안타 13홈런 58타점 60득점 타율 0.260 OPS 0.692로 매우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OPS가 0.700을 넘지 못한 것은 지난 2012년 롯데 자이언츠 시절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달랐다. 황재균은 내야수 중에서 가장 많은 135경기에 출전했고, 무려 1085이닝을 소화했다. 그 결과 선수들의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며 리얼글러브 3루수로 선정됐다.
시상대에 오른 황재균은 "여기 있는게 의아하다"고 멋쩍게 웃으며 "선수들이 뽑아주신 만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황재균은 "3루수로는 이 자리가 마지막일 것 같다. 내년에는 다른 포지션에서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기쁨을 만끽해야 하는 자리에서 황재균이 이같이 말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허경민이 합류 때문이다.
KT는 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통해 허경민과 4년 총액 40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전력을 보강했다. 수년 동안 KT의 3루를 지켜왔던 황재균이라는 존재가 있지만, 교통정리를 통해 보다 강한 라인업을 꾸릴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현 시점에서 KT의 3루수는 허경민이 맡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 따라서 황재균은 1루수로 변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따로 인터뷰의 시간을 가진 황재균은 이미 포지션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친 모습이었다. 그는 "이미 글러브를 여러 개 준비해 놨다. 나는 다른 포지션으로 옮겨서 경쟁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충분히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1루수 외에도 팀에서 다른 포지션이 필요하다면, 그에 맞게 준비를 할 생각을 밝혔다. 황재균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준비할 생각이다. 여러 방면으로 해야 한다. 스프링캠프에 가서 코치님들과 대화를 나눈 뒤 포지션을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30대 중반을 넘어 40대로 향하는 과정에서 포지션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황재균은 3루수 부문에서 골든글러브를 수상, 국가대표 3루수를 맡을 정도로 3루수에 대한 이미지가 강한 선수다.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수 있지만, 황재균은 후배들과 경쟁에서 승리를 장담했다.
그는 "3루수로 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1루수 경험도 있다. 새로운 포지션을 해야 하는 만큼 연습을 통해 맞는 옷을 맞춰 입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경쟁'에 대한 물음에는 "이런 느낌은 오랜만이다. 하지만 이렇게 된 것은 내 성적이 안 좋았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경쟁을 할 준비도 됐고, 지지 않을 자신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용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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