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레미제라블', 9호 처분 소년범에 "도전자의 입장일 뿐" 자막 논란…"무책임하다" 비판 쇄도 [MD이슈]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ENA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이 소년범 출연과 방송 자막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30일 첫 방송된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에는 과거 상습 절도로 9호 보호처분을 받은 김동준 씨가 등장했다.

소년법상 19세 미만 소년범은 형사 처벌 대신 1~10호 단계별 보호처분을 받는데, 9호 처분은 두 번째로 강한 처분이다. 9호 처분받으면 단기로 최장 6개월간 소년원에 송치된다.

소년법에 따라 9호 처분을 받은 그는 소년원에서 6개월간 생활했으며, 방송 전부터 그의 범죄 이력이 알려져 출연 자체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었다.

김씨는 방송에서 “나 같은 사람도 사회에서 열심히 살아가려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출연했다”며 자기 잘못을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잠기지 않은 차량에서 물건을 훔치고, 휴대전화를 팔거나 카드를 사용했다”며 “셀 수 없을 정도로 잘못했고, 깊이 후회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범죄의 길로 빠지게 된 것에 불우한 가정사가 영향을 미쳤다고 호소했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작은아버지 집에서 살게 됐다. 그런데 3개월 뒤부터 '교육이 제대로 안 됐다'는 이유로 맞았다. 일상이 맞는 거였다. 목 밑으로 다 멍이었다"고 했다.

이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 (소변에서) 갈색 피가 섞여 나왔다. 그렇게 맞고 나면 3일 동안 밥을 못 먹었다"며 "(학교에서도) 더럽고 냄새난다는 이유로 애들한테 왕따당하고 맞기도 하고, 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새 삶을 살게 된 계기로는 소년원 선생님의 조언을 꼽았다. 그는 “재범으로 소년원에 갔을 때, 선생님이 ‘할 수 있는데 왜 포기하냐’고 말씀하셨다”며 “그때부터 새로운 삶을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김씨의 사연이 끝난 후 제작진이 삽입한 자막이었다. 방송 끝에 등장한 “도전자의 입장에서만 확인된 이야기입니다”라는 자막은, 그의 불우한 가정사가 일방적인 주장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낳으며 비판을 받았다.

누리꾼들 역시 "팩트체크를 하지 않고 무책임한 자막으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책임지긴 싫지만, 시청률 화제성은 좋아서 떡하니 출연" "막상 방송에선 범죄자 아닌 사람이 더 많던데 피디가 괜한 짓을 한 거 같음" 등의 지적을 이어갔다.

김씨의 출연은 방송 전부터 논란이 됐다. 예고편 공개 당시 일부 누리꾼은 “9호 처분을 받은 소년범을 불행한 사연의 출연자들과 동일 선상에 놓는 것이 문제”라며 출연 반대 의견을 제기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9~10호 처분은 매우 중대한 범죄에서만 내려지는 조치”라며 김씨를 도전자로 선정한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은 백종원과 유명 셰프들이 인생 2막이 절실한 이들에게 장사 비법을 전수하고, 100일간 미션을 수행한 도전자에게 가게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싱글대디, 빚투성이 가장, 탈북민 등 다양한 사연의 출연자들이 출연해 왔으나, 이번 소년범 출연으로 인해 프로그램의 취지와 제작진의 책임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하영 기자 hakim010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