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넌 좋은 능력이 있는데 생각이 너무 많아.”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주형(23)은 미래의 간판타자로 성장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올해 2020년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서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115경기서 타율 0.266 13홈런 60타점 82득점 6도루 OPS 0.754.
69경기서 타율 0.326 6홈런 36타점 OPS 0.897을 찍은 2023시즌보다 약간 볼륨은 떨어진다. 시즌 초반 엄청난 타격감을 뽐내다 다리 부상이 반복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회복 후 돌아와 자신의 좋았던 타격 매커닉을 잃어버려 크게 고생했다는 후문이다. 풀타임 경험을 처음으로 하는 선수에게 흔히 볼 수 있는 시행착오이자 성장통이었다.
이주형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인훈련을 마치고 “지금 보여지는 이 모습이 그냥 현실이다. 사실 나도 나를 너무 기대했다. 시즌 중간에 성적이 좀 안 나올 때도 스스로를 힘들게 했다. 너무 자책을 많이 했다. 시즌 끝나고 해도 되는데”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주형은 “실력을 떠나 올해는 완전히 내 것을 잃어버렸다. (타격)자세가 너무 많이 무너졌다. 투수와 싸울 준비가 안 돼 있었다. 매일 경기를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폼을 수정하고 있더라. 일정하게 가야 했다. 계속 변화를 주다 보니 시즌 막판엔 내가 어떤 스타일로 야구를 했는지 정체성이 아예 없어졌다”라고 했다.
이런 얘기도 했다. 이주형은 “안타가 나오든 못 나오든 타구의 질이나 타석에서의 모습에 실망스러웠다. 아웃이 돼도 납득이 돼야 하는데 자세가 무너졌으니 칠 수 있는 공도 못 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타격코치님도 괜찮다고 했는데 내가 마음에 안 드니 계속 바꾸다 좋은 것도 잃어버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엔 어떤 폼이든 일정하게, 한번 정하면 일정하게 가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주형의 연차, 환경에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성장통이다. 루틴의 중요성, 자신만의 매커닉 확립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즌이 끝나고 자신을 돌아보니 그렇게 못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인 것도 후회했다.
이주형은 “너무 심각하게 고민한 게 아쉽다. 그렇게 나쁘지 않았는데 나쁘다며 스스로를 깎아내렸다. 그것보다 더 안 좋을 수도 있는데.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위축되지 않았나 싶다. 반성은 시즌 끝나고 하고 시즌 때는 그냥 자신있게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결국 이주형은 답을 찾았다. 이 와중에 KT 위즈로 옮긴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한 마디가 이주형의 가슴을 적셨다. “Hit the ball.” 그냥 공 보고 공 치기를 하란 얘기. 투수인 자신이 봐도 이주형이 타석에서 너무 생각이 많고 변화를 많이 주는 모습이 안타까웠나 보다.
이주형은 헤이수스의 한 마디를 가슴 속에 안고 오프시즌 개인훈련을 진행한다. 단순한 한 마디지만, 이주형에게 가장 필요한 조언이다. 그는 “헤이수스는 항상 내게 좋은 말을 해준 선수였다. 좋은 능력을 갖고 있는데 생각이 너무 많다며. 이번에 재계약이 안 됐는데 빨리 팀을 찾게 돼서 좋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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