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젊기만 한 영웅군단이 아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젊은 팀이다. 투타 주축들이 전통적으로 젊었다. 2021년 부임한 홍원기 감독은 저연차들에게 과감하게 기회를 주는 스타일이다. 단점보다 장점을 본다. 일단 1군에서 써보고 부족한 점을 스스로 깨닫으면 2군에 보내 보완을 시키는 스타일이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 프로다운 워크에식 등이 좋으면 기량이 좀 부족해도 과감하게 인내한다.
그런데 최근 1~2년을 돌아보면 과도기다.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안우진(25, 사회복무요원), 김혜성(25, 메이저리그 포스팅)이 떠난 자리에 젊은 기수가 확실하게 치고 올라오지 못하는 감이 있다.
그래서 구단은 요소요소에 경험 많은 선수들을 배치하고 있다. FA 이형종(35)과 원종현(37) 영입이 대표적이다. 1년 전에는 최주환(36)을 영입했고, 최근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시즌 중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원석(38)에게도, 베테랑 포수 김재현(31)에게도 비FA 다년계약을 안겼다. 은퇴를 선언하지 않은 이용규(39)도 쉽게 내치지 않는다.
올 겨울에는 FA 시장에선 잠잠하지만 방출자들을 적극 영입한다. 외야수 김동엽(34)과 강진성(31), 우완투수 장필준(36)이 주인공들이다. 김동엽과 강진성을 영입한 건 고질적인 장타력 문제를 보완하기 해서이고, 장필준도 불펜에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사연 없는 선수가 어디 있겠나 만은, 키움 베테랑들 역시 스토리 가득한 선수들이다. 추후 자세히 기사화할 예정이지만, 강진성의 경우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에서 뛸 때 2020년 NC 다이노스에서 보여준 기량이 안 나온 이유가 있다.
최주환은 키움 특유의 젊은 분위기가 너무 좋다며 FA 선언을 포기하고 현역 황혼기를 이 팀에서 보내기로 다짐했다. 1루수로 완전히 자리매김하면서 자신의 가치도 새롭게 찾았다. 팀에서 김재현을 싫어하는 선수가 한 명도 없다는, 수치로 잡히지 않는 ‘좋은 선수라는 게 밝혀졌다.
이형종도 뭔가 야구가 풀릴 만하면 말도 안 되는 불운의 부상이 잇따라 찾아와 기세를 올리지 못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원종현은 선수생활 황혼기에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내년에 실질적으로 2년만의 복귀시즌을 갖는다. 이용규와 이원석도, 아직은 포기할 시기가 아니다.
김동엽은 대반전을 준비한다. 타자친화적인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선 잠깐 반짝했지만, 투수친화적인 서울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면서 더 좋은 타자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결혼을 앞둔 장필준도 이대로 현역을 마무리하기엔 아깝다.
키움은 202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내년에도 하위권을 벗어날 것이란 예상을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러나 사연 있는 베테랑들이 힘을 내고, 반란을 일으키면 팀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고형욱 단장은 얼마 전 기자와의 전화통화서 “베테랑도 많고, 젊은 선수도 많은데 중간(연령대)이 없다”라고 했다. 그러나 “최주환 같은 선수들이 그 역할까지 다 해준다”라고 했다. 베테랑들이 젊은 선수들과 가교 역할까지 잘 해주니 더 바랄 게 있을까. 이제 정말 사고 칠 일만 남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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