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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A등급의 최원태. 과연 삼성 라이온즈의 20인 보호 명단에서 제외되는 선수는 누가 될까.
삼성은 6일 "선발진 보강을 위해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최원태를 영입했다"며 "계약금 24억원, 4년간 연봉 합계 34억원, 4년간 인센티브 합계 12억원의 총액 70억원의 조건"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올해 정규시즌 78승 2무 64패 승률 0.549로 2위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꺾은 삼성은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손에 넣었지만, KIA 타이거즈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고배를 마셨다. 우승 타이틀을 손에 넣지 못한 것은 분명한 아쉬움이었으나, 삼성은 대권을 노릴 수 있다는 확실한 가능성을 본 것은 긍정적인 요소였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확실한 보강 포인트까지 체감했다. 바로 마운드였다. 원태인 외에는 선발의 한 자리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토종 자원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었다. 이에 삼성은 KBO리그 통산 9시즌 동안 217경기에 등판해 78승 5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 중인 최원태와 4년 총액 70억원의 계약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최원태는 데뷔 2~4년차를 제외하곤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승리를 손에 넣지 못했고, 유독 단기전에서도 약한 이미지가 강한 편이다. 하지만 장점도 확실한 선수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6년을 제외하면 8년 연속 10이닝 이상 마운드에 올랐다는 꾸준함이다. 부상을 당하더라도 공백기가 길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 '에이스'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을 어렵지만, 4선발의 역할은 충분히 소화해줄 수 있는 선수다.
삼성도 이점을 주목해 최원태를 영입했다. 삼성은 최원태와 계약을 발표하면서 "2025시즌을 대비해 외부 투수 FA 자원을 면밀히 관찰했다. 다음 시즌 팀순위 상승을 위해선 안정적인 선발투수 영입이 필수 조건이기에 최원태 영입에 전력을 다했다"며 "최원태는 2017년 이후 8년 동안 선발 전문 투수로서 KBO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1073⅓이닝을 책임지며 꾸준함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심, 투심, 커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6개의 구종을 다양하게 섞어 던질 수 있는 안정된 제구력을 갖췄다"며 "최근 8년 연속으로 20경기 이상 선발 등판 및 100이닝 이상을 던진 바 있다.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땅볼 유도 능력도 보유했다. 내년에 만 28세가 되는 최원태가 선발진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6일 최원태를 영입하고, 올해를 포함한 최근 2시즌 동안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던 아리엘 후라도까지 품에 안으면서 외국인 선수 구성까지 모두 마무리한 삼성은 올해보다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제는 고민의 시간이 시작될 때다. 바로 최원태의 보상선수 때문이다.
최원태는 올해 공시된 FA 선수들 중에서는 김원중, 구승민(이상 롯데)과 함께 A등급이었는데, 이 중에서 유일하게 소속팀을 옮겼다. A등급 선수의 보상 규정은 보호선수 명단 20인 외 1명+전년도 선수 연봉의 200% 또는 전년도 선수 연봉의 300%다. 삼성의 팀 뎁스가 처참한 수준은 아닌 만큼 LG는 보호선수 20인 외 1명과 전년도 선수 연봉의 200%를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니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삼성의 고민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 20명으로는 삼성이 원하는 모든 선수를 보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이 확실히 보호선수 명단에 넣을 것으로 보이는 선수로는 김재윤, 김태훈, 원태인, 육선엽, 좌완 이승현, 이호성, 임창민, 최지광, 황동재, 강민호, 김영웅, 이재현, 구자욱, 김지찬 등 14명. 문제는 이외의 6명의 자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성적을 내기 위해선 경험이 풍부한 오승환과 박병호, 백정현 등을 묶어야 하지만 이들의 나이를 고려하고, 조금 더 먼 미래까지 내다봤을 때 유망주들의 유출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비교적 어린 선수들이 보호선수 명단에 포진될 수도 있다. 베테랑들을 묶을지, 잠재력을 갖춘 젊은 선수들을 보호할지에 대한 선택의 갈림길에서게 된다. 때문에 박병호, 오승환, 백정현 등 이름값이 있는 베테랑이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는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장현식을 영입했으나, 최근 '마무리' 유영찬이 수술대에 오르게 되면서 불펜 추가 보강이 시급한 숙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보호선수 외 1명을 지명할 땐 포지션을 배제하고, 21번째로 좋은 선수를 뽑는 것이 상책. 지난해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2연패의 꿈은 이뤄내지 못한 LG 입장에서 당장 내년에 다시 한번 우승을 노린다면, 과감히 베테랑을 선택하는 강수를 둘 수도 있다.
삼성이 꾸린 보호선수 명단 20인에서 제외되는 선수는 과연 누가 될까. KBO 규악에 따르면 보호선수 명단은 FA 계약 공시 후 3일 이내에 원소속 구단에 전달해야 한다. 다음주 내에는 LG로 향하는 삼성 출신의 선수가 정해질 전망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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